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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일우 “이제는 꽃미남이라 불러주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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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기자] “어떤 작품을 하든 굉장히 신중한 편이에요. 고민도 많이 하고요. 나이를 먹을수록 제 선택에 책임을 지게 되는 것 같아요. 연기는 제 평생 천직이니까요”

누나들의 로망, 꽃미남의 아이콘에서 애절한 순애보의 상징이 되기까지, 8년의 배우 생활 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자신만의 연기 스펙트럼을 꾸준히 넓혀온 정일우. ‘하이킥’ 윤호의 까칠함과 ‘꽃미남 라면가게’ 차치수의 도도함, ‘해품달’ 양명의 애절함과 ‘황금무지개’ 서도영의 순정적인 모습이 하나의 완전체 정일우라고 말하는 그에게 이제는 제법 여유가 생겨 보였다.

최근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강대선 이재진)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정일우는 연일 이어지는 감정신 촬영에 다소 지친 기색이 엿보였다. 그럼에도 ‘황금무지개’ 촬영이 막바지에 이르자 “다른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한데 ‘황금무지개’ 끝나는 건 많이 섭섭하네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긴 호흡이라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잘 끝낼 수 있게 돼 뿌듯함을 느껴요. 좋은 선배님들, 스태프들과 정도 많이 들었고요. 최근에 감정신을 많이 찍으면서 선배님들과 함께 촬영할 때가 많았는데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특히 조민기 선배님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배우로 꼽을 정도로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항상 파이팅해주세요. 박원숙 선배님도 정말 많이 가르쳐주셨고요. 제겐 정말 행운이었어요”

‘황금무지개’ 정일우가 맡은 서도영 역은 극의 전체적인 감정을 이끌어왔다. 특히나 극중 아버지(조민기)와의 대립관계, 백원(유이)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41부작 드라마 진행 과정에서 끊임없이 캐릭터를 변화시켜왔다.

“극 초반에는 정말 밝은 척을 많이 했어요. 일부러 오버해서 목소리 톤도 높였고, 최대한 가벼워 보이려고 노력했죠. 극 후반에 들어와서는 검은 색으로 염색하고, 옷도 최대한 어둡게 입었어요. 그리고 목소리나 말투에 변화를 줘서 서도영의 진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어요”

처음부터 ‘황금무지개’ 서도영 역을 쉽게 선택 했던 건 아니었다. 처음 제안을 받고 난 후 그는 대본을 읽고 또 읽고,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오랜 기간 고민을 했다.

“평소에 작품을 신중히 고르는 편인데 ‘황금무지개’는 특히 더 고민을 했어요. 예전에는 ‘일단 한 번 해보자’라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작품 캐릭터가 나와 잘 맞을까? 배울 점이 있을까?’ 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황금무지개’ 서도영이 가진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이 작품을 마치고 나면 연기자로써 성장 하겠다’ 싶었어요. 제 연기 인생은 평생일 텐데, 젊을 때 기본을 잡아 놓으면 더욱 더 롱런하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 했어요”

까칠하고 도도할 것 같은 외모, 꽃미남 소리를 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무겁고 진중한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들을 때마다 정일우는 스스로 성장했고 예전보다 여유를 많이 갖게 됐음을 실감하고 있었다.

“제가 데뷔한 이후로 어머니께서 이렇게 편했던 적이 처음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원래 작품 할 때는 굉장히 예민해지고 잠을 잘 못자서 짜증도 많이 내는 편인데 ‘황금무지개’ 하는 동안은 정말 편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제 스스로 여유가 많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에는 정말 일을 즐기려고 해요”

여유가 생겨서일까. 이제는 제법 일을 즐길 수 있게 된 만큼 그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이미지 역시 변했음을 정일우는 실감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팬들이 ‘꽃미남 라면가게’ 차치수 역을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주변에서 ‘황금무지개’ 서도영이 더 잘 어울린다고 말씀 해주시더라고요. 아마도 제 말투, 제 목소리 톤이 그대로 묻어 나와서 그런가 봐요.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 제가 스물여덟 살이 됐는데, 이제는 꽃미남이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웃음)” 

정일우는 꾸준한 작품 활동 중에도 학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올해 6년 만에 학사모를 써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학교생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레포트, 과제도 성실하게 했고 학교도 빠지지 않았어요. 되돌아보면 참 재미있는 추억인 것 같아요. 항상 촬영장 안에서만 갇혀 사는 저에게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 많이 배워요. 지금은 영화, 연극, 엔터테인먼트 등 비슷한 계통에 있으니깐 서로 교류도 잦은 편이에요”

8년, 되돌아보면 참 아득하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지만 그에게 8년의 시간은 여전히 아쉬울 뿐이었다.

“‘어릴 때 조금 더 열심히 일 할걸’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일을 안 할 때는 게으른 편이어서 그 시간들이 이제는 아깝더라고요.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가는 것도 아쉽고 그 시간들을 잘 활용할 걸 싶어요. 이제는 모든 시간들을 배우로써 즐기면서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흘러간다고들 한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더 도전해나가기를 바라는 정일우의 모습에서 멈추지 않는 갈증이 느껴졌다. 누군가의 평가를 받기 위해 연기 인생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그의 인생에 있어 배우라는 직업이 평생 동안 이어져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연기라는 게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한 살씩 먹을수록 연륜이 쌓이고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저에게 녹아드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무르익을 때까지 꾸준하게 배우 생활을 하고 싶어요” (사진제공: 스타케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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