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선 기자] 막장 요소는 있지만 막장이 아니라는 ‘엄마의 정원’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3월17일 9시 방송 시간에 처음으로 시도되는 현대극 드라마 MBC 일일특별기획 ‘엄마의 정원’이 첫 전파를 탔다.
‘엄마의 정원’은 엄마 정순정(고두심)을 중심으로 동복자매 서윤주(정유미)와 김수진(엄현경)이 진정한 가족애와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방송에 앞서 같은 날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더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진행된 ‘엄마의 정원’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고두심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엄마의 정원’에서 엄마를 맡아 부담되는 부분이 있다. 나의 정원에서 맨드라미, 봉숭아, 채송화 모두가 골고루 다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듬어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전하며 또 한 번 ‘국민 엄마’에 도전하는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는 이렇듯 사랑 넘치는 따뜻한 가족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었지만 사실 몇몇 요소들로 인해 막장의 우려를 지울 수 없었다. 동복자매, 출생의 비밀, 재벌가들의 사랑 등 막장 드라마의 필수 소재들이 바로 그것.
오늘 첫 방송된 ‘엄마의 정원’ 1회에서는 서윤주(정유미)가 엄마의 강요에 의해 TS그룹 장남인 차성준(고세원)과 억지로 맞선을 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서윤주는 맞선 중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일어섰고, 이때 화장실에 들어온 김수진(엄현경)은 씻는 척 하며 서윤주를 향해 물을 뿌렸다. 두 사람은 잠시 실랑이를 벌이며 서로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겼다.
사실 김수진은 차성준과 연인 사이였다. TS그룹 맏며느리이자 차성준 부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맞선 자리에 따라와 서윤주를 견제했던 것. 그러나 서윤주와 김수진은 엄마가 같은 동복 자매라는 비밀을 가진 인물들이다. 이렇듯 드라마는 첫회부터 출생의 비밀, 동복자매 등 막장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시작됐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던 노도철 PD와 배우들은 이러한 막장 요소에 대해 일부 인정했으나 “절대 막장 드라마가 아닐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 이유로는 모두 박정란 작가를 꼽았다.
먼저 노 PD는 “대본이 막장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본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게 진행된다. 여기에 그간 추구해왔던 밝고 경쾌한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자극적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데 이어 “거친 세파와 힘든 삶의 굴곡에서 피어나는 젊은 사람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 오히려 더 따뜻하게 보일 거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고두심은 “박정란 작가 자체가 따뜻하고 소박하고 순박하다. 진행했던 작품들도 막장과는 거리가 멀다. 틀림없이 기존 드라마의 형태를 벗어난 드라마일 것이다. 같은 상황도 다르게 표현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작가에 대한 큰 신뢰를 드러냈다.
정유미 역시 이를 거들었다. 그는 “요소들이나 상황은 막장과 비슷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인물들이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담백하고 담담하고 맑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자신 있게 덧붙였다.
남자 주인공 차기준 역의 최태준은 “막장 드라마는 소재보다 등장인물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막장 요소는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반응이 다르다”라며 다른 배우들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정유미는 “꼭 드라마가 자극적이어야 하나. 각박한 요즘 세상에서는 보면서 힐링 할 수 있는 치유의 드라마가 더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엄마의 정원’이 막장으로 치닫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줄 훈훈한 가족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엄마의 정원’은 월~금 오후 8시55분 방송된다. (사진출처: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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