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현 기자] “예전에는 남들 눈에 멋진 역할이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저 연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이에요”
드라마, 예능,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끼를 발산하며 팔색조 매력을 선보이는 김성민은 얼핏 보면 유쾌한 사람인 듯 하나 연기 얘기를 할 때면 이내 진지해지며 결코 가볍지 않은 모습이다.
평소 워낙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라는 그는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도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현장 분위기를 주도해나갔다. 하지만 이렇게 밝은 모습을 되찾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던 그다.
진중함과 유머러스함을 동시에 지닌 배우 김성민의 무게감 있는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 “성공적인 재기요? 아직은 과분하다고 생각해요”
한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재기에 성공하기까지 김성민이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응원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던 주변 동료들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게 해준 아내의 역할이 컸다.
“성공적인 재기라는 표현은 아직 저에게 과분한 것 같아요. 다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겐 너무 감사한 일이거든요. 사람들 앞에 서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요. 이 자리에 다시 서기까지 주변 동료들과 가족의 힘이 너무 컸고 특히 아내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아내가 보여준 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큰 힘이 됐죠”
배우 김성민은 지난 해 결혼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출발했다. ‘치과계의 이효리’로 불리는 4살 연상의 치과의사와 지난 해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것. 이날 결혼식은 두 사람의 지인과 친척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간소하게 진행됐다.
“사실 비밀리에 하려던 것은 아니었구요. 으레 치루는 결혼식의 과정 중 몇 가지를 빼고 간소하게 한다는 게 비밀결혼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는데 그냥 소소한 결혼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혼수도 각자 쓰고 있던 가전제품들 그대로 가져 갔구요. 사실 결혼반지도 예정에 없었는데 어머니께서 여자에게 결혼반지는 특별한 의미라고 하셔서 반지만 했어요”
작년 한 해 김성민을 시작으로 연예인들의 소박한 소규모 결혼식은 트렌드처럼 번져 나갔다. 이에 본의 아니게 트렌드를 이끌게 된 그는 한편으로는 자부심도 느낀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어 보인다.
◆ 인간미 넘치는 배우 김성민의 사람 그리고 사랑
사람을 좋아하는 배우 김성민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넘친다. 그 중에는 어렸을 때부터 친한 오랜 친구들도 있고 사회에 나와 운동으로 다져진 인맥도 있다. 평소 운동광으로 소문난 김성민의 특기이자 취미는 골프로 학창 시절 전공으로 공부했을 만큼 실력이 수준급 이상이라고. 야구광이기도 한 그는 여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연예인 야구단과 어울리며 다가오는 시즌 대비 투수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정이 많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그는 아내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드라마가 끝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요즘에는 아내가 일하는 병원에 도시락을 싸들고 깜짝 방문을 할 만큼 로맨틱가이로서의 면모를 자랑한다.
“스케줄 때문에 바쁠 때는 제가 잘 챙겨주지 못하니까 여유 있을 때 최대한 많이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아내의 도시락뿐만 아니라 병원 직원 분들, 환자 분들 도시락까지 만들어서 가끔 깜짝 방문을 하죠. 붕어빵 같은 간식을 사 갈 때도 있고 샌드위치나 김치볶음밥 같은 간단한 음식들을 주로 만들어가요”
◆ “아내에겐 다정한 남편, 누군가에겐 보고 싶은 사람이고 싶어요”
김성민은 드라마 작품을 마칠 때마다 극중 꼭 닮고 싶은 인물이 있다고 말한다. 그가 뽑은 최근의 드라마 속 롤모델은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에서 최고의 시아버지상을 보여준 배우 강석우다. 동일 작품 속에서 최악의 남편상을 연기한 김성민이지만 실제로는 가족애가 강한 다정 다감한 남편상에 가까웠다.
“강석우 선배가 연기했던 아버지상 또는 남편상을 꼭 닮고 싶어요. 실제로도 강석우 선배는 정말 가정적이시고 자상한 남편으로 제가 존경하는 인생 선배거든요. 저도 그런 따뜻한 면을 닮고 싶고 아내 곁에서 늘 다정한 남편으로 남으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해 나가는 게 제 바람이죠”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촬영 당시 PD와의 인연으로 김성민은 최근 방영중인 후속작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에 까메오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듯 그는 특정 역할에 대한 고집보다는 연기에 대한 갈증을 호소한다.
“앞으로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정말 많지만 역할이라는 것은 제 선택보다는 연출가나 작가의 선택이 옳다고 생각해요. ‘이 역할은 김성민이 제 격이야’라는 생각으로 맡겨주신 배역이 곧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때로는 제 스스로 소화해내기 벅찬 배역이 들어올 때도 있지만 그런 캐릭터를 완성해나가면서 얻는 성취감 또한 남다르거든요. 그래서 어떤 역할이든지 제게 주어진 역할은 모두 시도해 볼 계획이에요”
김성민이 이루고 싶은 삶의 최종 목표이자 소망은 누군가에게 보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혹자는 평범한 삶이 제일 부러운 삶이라고 말하듯 그의 꿈은 소박하지만 무엇보다 특별했다.
“누군가이든 저를 보고 싶어 했으면 좋겠어요. 훗날 제가 이 세상에 없을 때도 저를 아는 이들 사이에서 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어요. 많이 찾아주시겠죠? 욕도 괜찮습니다(웃음)”
(사진: bnt포토그래퍼 오세훈/ 슈즈: 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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