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인 기자] 패션 아이콘 지드래곤의 유행어 격인 “자유분방하고 내 멋에 산다”라는 뜻의 ‘스웨그(swag)’ 청춘 멘토로 잘 알려진 김난도 교수가 2014년 사회 트렌드 중 하나로 스웨그를 꼽을 정도로 2013년을 발판 삼아 다가오는 2014년, 패션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돌풍을 일으킬 키워드로 떠올랐다.
스웨그의 사전적 의미는 훔친 물건, 부정 이득, 짐 보따리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자신만의 매력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만족하고 본능적으로 자유로움을 찾는 행위를 뜻한다.
이러한 스웨그 열풍이 패션계까지 움직이고 있다. 명품을 비꼬고 패러디한 ‘페이크(fake)’상품, 브랜드의 거품이 빠진 로고리스 백, 저렴하면서도 빠른 전환이 특징인 SPA 브랜드의 인기는 자신의 스타일과 개성을 표출하는 스웨그의 연장선인 셈이다.
《꼼데가르송 대신 ‘꼼데퍽다운’
명품보다 폼 나는 ‘페이크’ 강세》
에르메스가 호미스, 셀린느가 펠린느, 샤넬이 채널, 꼼데가르송이 꼼데퍽다운, 발망이 발린, 프라다가 프라우드로 패러디 되는 ‘진짜’보다 ‘가짜’가 더 강세다.
페이크 상품은 무리해서라도 명품을 탐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수단이자 더불어 불황 장기화로 인해 가성비 제품을 찾게 되는 소비 현상으로 스웨그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명품을 대놓고 비꼬고 있지만 페이크 패션은 의도된 모방이라는 점에서 명품을 베끼는 개념인 ‘짝퉁’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브라이언 리히텐버그, 스테레오 바이널즈 콜렉션, 에스에스유알, 파이브 프리뷰 등의 명품 패러디 브랜드들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드래곤, 2NE1 등 실제 명품 매니아로 알려진 셀러브리티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는 페이크 상품. 최근 명품 로고 패러디가 티셔츠 이외에도 모자, 백,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번지고 있어 페이크 열풍이 2014년 패션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하게 된다.
《‘로고리스’, ‘미니백’ 인기》
명품 로고가 도배된 가방의 인기가 시든지는 제법 오래다. 이제는 오히려 로고를 없애고 어떤 브랜드의 가방인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로고리스백’이 인기는 물론 실제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백화점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명품 잡화의 평균 신장률이 6.2%인 반면, 로고리스 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핸드백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5% 신장했다고 밝혔다. 로고리스백의 인기 또한 천편일률적인 명품 백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가격까지 착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성향인 스웨그와 맞물린다.
《SPA 브랜드의 활약은 2014년에도 지속
경쟁 합류 신규 SPA 브랜드 주목》
2013년 패션계는 SPA브랜드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PA 브랜드의 인기는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상품 전환으로 항상 새로움과 다양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값비싼 상품이 아닌 합리적인 상품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SPA 브랜드 역시 스웨그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PA 브랜드를 대표하는 유니클로에서는 시즌 아이템, 후리스와 동백 오일 성분이 함유되어 보습 기능을 높인 히트텍 등을 선보여 큰 사랑을 받았다. 한 매체에서는 유니클로와 빅3 글로벌 SPA 브랜드로 군림 중인 자라, H&M이 올 매출 1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등 SPA 브랜드가 국내 패션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SPA 브랜드의 강세에 힘입어 2014년 새로운 SPA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는 H&M의 세컨드 브랜드인 코스와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인 지유가 내년 SPA 브랜드 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할 SPA 브랜드는 어떠한 포지션을 구축할지, 기존의 SPA 브랜드는 신규 브랜드에 대항할 또 어떤 다채로운 상품을 출시해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브라이언 리히텐버그, 스테레오 바이널즈 콜렉션, SSUR, 5 preview, 쟌니 끼아리니, 꼬르뽀, 페르쉐, 지니킴, 유니클로, 스파오, 자라,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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