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69.07

  • 52.21
  • 2.16%
코스닥

689.55

  • 4.13
  • 0.60%
1/3

경유 택시, '현대차 vs 폭스바겐 vs 푸조' 3파전 예고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경유 택시의 보조금 지급 방안을 앞두고 전체 25만대 중형 택시 시장을 잡기 위한 국산차와 수입차의 물밑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특히 택시 연료로 사용되는 경유에 ℓ당 345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면 경유 택시로 바꾸려는 사업자가 적지 않아 완성차 업계에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택시 연료로 사용되는 경유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이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토교통부 교통조정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법안이 법사위원회에 계류돼 있다"며 "법리적 문제가 없는 만큼 법사위 검토 후 본 회의를 통과하면 이후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가 산정한 법안은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이다. 해당 법안에서 경유의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는 근거는 제7조에 명시돼 있다. 환경부 소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환친법)'에 따라 친환경자동차로 분류되는 경유 택시에는 보조금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환친법에 따르면 경유 택시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대기환경보전법 제46조에 따른 배출오염 물질의 양이 가솔린 하이브리드 또는 천연가스자동차와 유사한 수준이 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하이브리드와 디젤의 배출가스 절대량이 다르다. 환경부 저공해자동차 인증현황에 따르면 현대차 쏘나타 2.0ℓ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당 일산화탄소가 0.072g, 질소산화물은 0.004g, 탄화수소는 0.003g, 증발 가스는 1.731g이다. 반면 동급의 폭스바겐 파사트 2.0ℓ TDI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할 때 일산화탄소 0.156g, 질소산화물 0.112g, 탄화수소 0.016g, 매연은 ㎞당 0.0004개로 측정됐다. 두 차종이 공통적으로 배출하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탄화수소 등 세 가지를 비교하면 여전히 디젤의 배출량이 많다. 

 그러나 내년부터 유로6 기준이 적용되면 경유차의 배출가스는 지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이 경우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의 친환경으로 근접하게 된다. 이에 따라 유로6 기준의 디젤 승용차를 앞세워 택시 시장을 공략하려는 완성차회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시장을 예의주시하는 곳은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당장 4,100만원 정도인 파사트 2.0ℓ TDI의 택시 판매 전략을 검토 중이며, 일부 판매사를 통해 의견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경유 택시 시장이 열릴 경우 진출은 어렵지 않다"며 "고효율 디젤차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외 푸조도 508 2.0ℓ를 앞세워 경유 택시 시장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반 승용 기준 가격(4,750만원)을 낮추기 위한 옵션 배제 차종의 공급을 본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푸조는 ℓ당 18.4㎞(복합)의 고효율인 508 1.6ℓ 디젤 택시 투입을 검토했지만 배기량 제한에 묶여 중형택시 요금을 받지 못하자 2.0ℓ로 급선회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수입차 공세가 감지되자 국내 업체들도 촉각을 곤두 세우는 중이다. 특히 전체 LPG 중형 택시의 60%를 점유 중인 현대차는 내심 경유 택시 도입이 반갑지 않다. 주력 택시 차종인 쏘나타에 2.0ℓ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돼 일반 판매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주목한 차종은 i40 1.7ℓ VGT다. 중형의 고급화를 부르짖으며 만든 차종이지만 불필요한 선택품목을 배제하면 수입차 대비 가격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효율도 ℓ당 15.1㎞(복합기준)로 파사트 및 508 대비 소폭 앞서 있는 게 강점이다. 다만 i40의 경우 현대차가 PYL 차종으로 분류해왔던 만큼 택시로 투입되면 자칫 제품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걸림돌이다.

 현대차 외에 복병도 있다. 르노삼성이 내년 중 유로6 기준의 SM5 디젤 승용을 시장에 투입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SM5 디젤의 목표 효율을 ℓ당 15㎞ 이상으로 잡고 있어 경유에 보조금이 주어지면 디젤 택시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도 있다. 이외 한국지엠도 말리부 디젤을 개발중이어서 대응은 이미 마련된 상태다.

 물론 국토교통부의 경유 택시 도입이 좌초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경유 택시에 연료 보조금을 주려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합의로 친환경 디젤 차종을 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부가 경유차의 친환경차 지정 고시를 반대하고 있어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디젤 택시 보조금 지급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매연필터가 작동된다 해도 수명과 효율 등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연을 걸러내 별도로 태워 없애는 매연여과필터(DPF)의 성능과 교체비용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완성차업계는 매연필터의 수명과 효율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연필터는 반영구적 수명이며, 디젤차 배출가스 보증수리는 16만㎞까지"라며 "택시의 주행거리가 이보다 두 배 이상이지만 매연을 태우고 남는 재만 잘 털어주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장이 나면 부품비와 교체 공임 등으로 100만원 가량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폐차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선 국토교통부의 경유 택시 도입은 현실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경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산업통상자원부도 유로6 기준 디젤 승용차의 친환경차 지정에는 별 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교통환경과 관계자는 "택시 발전법이 본 회의를 통과하면 디젤 승용차의 친환경차 지정을 두고 압력이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경유 택시 도입은 수많은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로선 반대 입장이지만 대통령 공약 사항 앞에선 어쩔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 [송년특집①]2013년 국내 승용차시장, 수입차 약진
▶ [송년특집②]완성차, 2013년 판매 성적표는?
▶ [송년특집③]오토타임즈 선정, 2013 아쉬운 뉴스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