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영 기자] 2013년 한 해를 마감하는 지금, 올해의 예능 늦둥이 배우는 누구일까. 주목하고 싶은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데뷔 14년 차 배우 강예원이다.
열편이 넘는 영화작품에서 각각 개성 강한 캐릭터로 출연한 그의 이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2007년 2월에 개봉한 영화 <1번가의 기적>으로 연기생활 중 4년의 공백기 후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 후 같은 해에 개봉한 영화 <해운대>와 <하모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000만 관객을 넘은 <해운대>의 흥행에 이어 영화 <하모니>에서는 달라진 눈빛과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감히 ‘흥행보증 배우’의 반열에 들기도 했다.
배우 강예원은 외모에서 느껴지는 끌림 뿐 아니라 전혀 색다른 매력도 갖고 있다. 그것은 바로 타고난 코믹 예능감, 다방면으로 재주가 많은 배우다. 어떤 예능도 드라마도, 영화도 강예원과 만나게 되면 그만이 갖고 있는 감성으로 캐릭터를 변화시키며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는 것이다.
최근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프로그램에서 거침없는 유머감각과 솔직 당당함으로 뚜렷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이르렀다. ‘차도녀’ 분위기에서 다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신한 배우 강예원을 만났다.
“<1박 2일>은 진짜 몰래카메라였어요. 태현 오빠가 혼자 말없이 계획한 거예요. 제가 방송을 봐도 당황스럽고 웃음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것이 정말 리얼리티의 참맛 아닐까요? 다 짜인 각본은 시청자를 속이는 거잖아요. 재미도 떨어져요”
➤ 왜 이제야 나타났을까? 예능계의 ‘라이징 스타’ 강예원의 매력
“데뷔 후 첫 예능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반응이 나올지 짐작 했느냐”는 질문에 “저는 예상도 못 했어요. 차태현 오빠가 예전부터 예능 출연에 대해 여러 번 함께 하자고 얘기 할 때마다 고사를 했어요” 사실 예전 소속사에서는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을 권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 대해 “제가 너무 솔직하다 못해 실수할 수 있어서, 정말 제 모습이 나올까 봐 우려하신 것 같아요(웃음)” 라며 소속사를 SM C&C로 옮긴 이후 예능 출연을 긍정적으로 봐줘서 출연하게 되었노라고 솔직하게 속내를 밝힌다.
그날 함께 출연한 김영탁 감독님에 대해서도 “너무 좋으신 분이고, 그날은 말씀 안하신 편이지만 거의 아줌마 수준이세요(웃음)”라고 말하며 꾸밈없이 웃는다.
방송에서 이슈가 된 것은 예능감 뿐만이 아니었다. 여배우의 민낯이 어느 순간 야생예능프로그램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곤 했다. 그러나 그 중 강예원의 피부는 단연 돋보였다. 정말 민낯이었을까? “정말 민낯이었어요. 근데 평소에 민낯이 더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하하)” 과연 강예원답다. 솔직하고 털털하다. 인터뷰가 깊어지면서 다시 작품에 대한 수다가 이어져갔다.
2001년도에 데뷔해 벌써 꽤 많은 필모그래피를 꾸며 가고 있다.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의 다단계 사업에 종사하는 엽기녀 선주, <해운대>에서의 매력녀 희미, <하모니>의 아픔을 간직한 유미와, <헬로우 고스트>에 호스피스 간호사 연수, <퀵>에서는 아이돌 그룹 멤버 아름, 영화 <점쟁이들>에서는 특종전문기자 찬영 등 각기 다른 옷을 입고 있어도 하나같이 맡은 역할을 호소력 짙게 승화시킨다는 감독들의 찬사를 받았다.
억척스러운 코믹연기와 소름 돋는 오열 연기까지, 캐릭터보다 내러티브 중심인 영화도 그에게선 또 다른 매력으로 탈바꿈되니 다음에 출연할 작품이 항상 기대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벌써 데뷔한 지 13년 차. 영화 <조선미녀 삼총사>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그에게 물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9년 차예요. 중간에 5년 정도 쉬었잖아요.(웃음) 쉬면서 학교도 졸업했어요. 학교 동기들이 제게 왜 드라마나 영화에 안 나오느냐고 저보다 제 출연에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더라고요”라며 당시 본인이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가 없다고 덧붙였다.
“쉬는 동안 좋은 시놉시스를 받았고, 가수 제의도 받았다”는 그는 본인이 생각하는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 쉬고 싶었다고 했다. 성악과를 전공하고 성대결절에도 결렸다는 그는 첫 연기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앞으로 어떤 장르에 출연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의외로 로맨틱 코미디를 꼽았다. “한예슬 선배의 <환상의 커플>처럼 왈가닥 캐릭터를 표현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선아 선배의 <내 이름은 김삼순>도 너무 좋고요” 강예원표 포복절도 로맨틱 코미디는 어떤 느낌일지도 기대가 된다.
“연기하면서 촬영이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느냐”는 질문에는 영화 <점쟁이들>을 꼽았다.<해운대> 촬영이 가장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영화 <점쟁이들>에서 지금까지 한 작품 중 가장 고생을 많이 했단다. “영하 16도 바다에 들어가는 신이 너무 힘들었어요”라며 그의 큰 눈이 더 크게 깜빡인다.
캐릭터로 가장 힘들었던 작품에 대해서는 <하모니>를 꼽았다. “촬영 현장에서 말을 거의 안 했어요. 슬픔과 상처를 가진 유미 캐릭터에 몰입해야 했고 현장에서 묵언 수행하며 몰입하려 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 제가 말도 없이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하셨을 수 있어요”라며 웃어 보인다.
“함께 출연한 나문희 선생님이 저보고 독하다고 하셨어요”라며 그러나 자신은 역시 ‘연기의 신’이 아닌지라 쉬는 시간에 웃다가 슛에 들어가면 눈물신을 하는 것이 잘 안 된다고 전한다. “설경구 선배와 하지원 선배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너무 배울 점이 많다”는 그는 아직 부족하기에 더 많은 캐릭터에 많이 도전해보고 싶단다.
2014년도에는 배우 하지원과 브라운 아이드 걸스 손가인과 함께 출연한 영화 <조선미녀 삼총사>가 개봉한다고 한다. 강예원은 이번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까? 현대와 과거, 현실과 공상 속을 오가며 변화무쌍하게 변신하는 그를 바라보며 “진짜 배우는 역시 만능이 되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사진 출처: KBS '1박2일' 캡처, 영화 '1번가의 기적', '해운대', '하모니', '헬로우 고스트', '퀵', MBC 드라마 '천번째 남자', 영화 '점쟁이들', '조선미녀 삼총사' 포스터 및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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