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영 기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빅뱅 이후 8년 만에 남성 신인그룹을 배출한다. 하지만 빅뱅이 그랬듯,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A팀, B팀으로 나뉜 11명의 연습생 중 대중의 선택을 받은 단 한 팀만 천금같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8월20일 오후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는 리얼 서바이벌 배틀 프로그램 ‘WIN:WHO IS NEXT’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빅뱅 제작 이후 8년 만에 기자들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할 ‘WINNER’가 YG의 향후 8년을 또 책임져 줄 것이기에 조심스럽고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 YG 신인그룹 A팀vsB팀, 화력은?
‘WIN:WHO IS NEXT’를 통해 우열을 가리게 될 YG 신인그룹은 수년간 YG 트레이닝 시스템을 거친 11명의 연습생으로 구성돼 있다. 평균연령 20세의 A팀은 ‘슈퍼스타K’ 출신 강승윤, ‘K팝스타’ 이승훈을 중심으로 실력파 래퍼이자 A팀의 리더 송민호, YG 최고참 연습생이자 맏형 김진우, 매력적인 음색의 소유자 남태현으로 구성돼 있다. B팀보다 평균연령이 높고 키가 대체적으로 크며 YG 특유의 힙합 음악보다는 팝 느낌이 강해 보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연령 17세의 B팀은 감성보컬 반전매력의 소유자 맏형 김진환, 분위기 메이커바비, MC몽 ‘인디안 보이’에서 꼬마래퍼로 활약했던 B.I, 스위트한 음색의 매력적인 엄친아 송윤형, 개성파 상남자 구준회, 학생회장 출신 브레인 김동혁으로 구성돼 있다. YG가 고수해오던 힙합 알앤비 색깔이 짙고 대단한 실력파 멤버가 포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언뜻 보기에는 대중의 눈과 귀에 익숙한 강승윤, 이승훈이 포진된 A팀이 유리해 보인다. 게다가 강승윤은 솔로앨범을 통해 이미 자신의 기량을 떨치고 있는 상태.
이에 양 대표는 “뭐든지 뻔한 결말은 재미가 없다. 많은 분들이 A팀이 인지도 면에서 유리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현재로서는 B팀이 유리하다. A팀도 B팀을 두려워할만큼 막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두 팀이 비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재미 요소가 갖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중에서도 A팀의 강승윤, 송민호, B팀의 B.I, 바비를 가장 아낀다. 먼저 들어온 친구들보단 실력 있는 친구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끼도 많고 YG 시스템 안에서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한 달에 한번 마주치는 것이 전부라 그들의 개인사는 알지 못한다”고 ‘아픈 손가락’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 A팀-B팀, 운명의 열쇠는 시청자 손에
양 대표는 떳떳하게 자신이 특히 더 좋아하는 멤버를 공개했다. 나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누션, 거미에 이어 빅뱅, 투애니원까지 성공시켰던 전력이 있건만 왜 자신의 안목을 포기하고 대중의 선택에 ‘금쪽같은 자식들’의 운명을 맡기려는 것일까? 게다가 이런 방식은 자연히 발생될 ‘낙오팀’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려는 홍보전략으로 비칠 수 있다.
양 대표는 “15년간 YG를 이끌어왔지만 한 번 정도는 ‘히트 공식’에 대한 선택을 대중에게 맡기고 싶었다. 내 생각 역시 대중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A팀, B팀 중 어느 팀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 친구에게 ‘어떤 게 더 좋냐’고 물어볼 수 있는 것처럼 아주 기본적인 마음으로 헷갈리는 부분에 대해 여쭤보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답했다.
30~40명 중 고르고 골라 남겨둔 11명 정예멤버이지만 ‘WIN:WHO IS NEXT’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그룹 데뷔는 완전 좌절될 가능성이 크다. 양 대표는 “냉정하지만 두 팀중 한 팀을 먼저 데뷔시킨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떨어진 팀이 그대로 데뷔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설마 해체되겠어’ 라고 생각할 텐데 8년 만에 새 그룹을 데뷔시키는 마당에 떨어진 그룹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시스템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진 팀도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는 만큼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게 될 거라고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미 데뷔한 A팀 강승윤은 경우가 다르다. 서바이벌에서 탈락해도 가수 생활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양 대표는 “강승윤을 영입해 솔로활동을 시키려 했다면 이하이처럼 바로 데뷔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슈스케’를 통해 보여준 로커로서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다른 기획사에 가서도 살릴 수 있었다. 그가 갖고 있지 않은 75%의 재능을 끌어내고 싶었고, 그래서 3년이 걸렸다. ‘본능적으로’의 로커 강승윤으로만 묶어두면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강승윤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만약 강승윤이 ‘WINNER’가 되어 그룹으로 나오게 되더라도 솔로활동은 계속 하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양현석 대표가 보는 YG 보이그룹의 큰 그림
가요계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양현석 대표의 ‘매의 눈’을 통과한 만큼 11명의 최정예 연습생들은 ‘완전해’ 보인다. 양 대표가 가장 중요시 하는 실력과 인성 면에서도 신뢰감을 준 것이 확실하다. 그런 면에서 YG 보이그룹은 대중에게 큰 기대감을 안겨준다.
반면 YG 보이그룹 특유의 색깔을 그대로 물려받은, ‘보급형 빅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아무리 양 대표가 “비슷하고 뻔한 건 싫다”고 말해도, 같은 기획사의 같은 프로듀서 밑에서 성장하게 되면 공통분모를 가지고 갈 수밖에 없다. YG 소속 아티스트의 음악색과 스타일이 워낙에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이유도 한 몫 한다.
이에 양 대표는 “그런 문제는 내가 가장 고민해야할 부분이자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 친구들이 빅뱅의 보급형이라는 말을 들으면 아무리 팀이 성공한다 해도 개인적으로는 실패라고 생각한다. 지난 15년간 단 한 번도 중복되는 팀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승리 앨범이 나왔지만 제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빅뱅이 다른 작곡가의 곡으로 데뷔했다가 지드래곤의 ‘거짓말’로 1년 만에 성공한 것처럼 색깔은 ‘본인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YG는 이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시스템을 갖춰 본인의 색깔을 찾도록 도울 뿐이다. YG가 차별화 된 것은 그들의 개성을 존중해준다는 것이다. 언제까지나 그들에게 옷을 입혀줄 순 없다. 그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다”라고 자부했다.
그런가 하면 양 대표는 A팀, B팀간의 제약 없는 대결을 위해 SBS 편성을 포기하기도 했다. 당초 SBS는 심야시간대에 ‘WIN:WHO IS NEXT’를 편성하려 했지만 어린 시청자들을 배려하겠다는 양 대표의 의견에 따라 이를 무산시켰다.
양 대표는 “공중파에서 방영하려다 보니 많은 제약이 뒤따랐다. ‘슈스케’나 ‘꽃할배’처럼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케이블 채널이 낫겠다 싶었고, 마침 Mnet 측이 많은 배려를 해줬다. 가장 좋은 날짜,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들었다”고 소신선택에 대해 전했다.
한편 우승팀 선정이 전적으로 대중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WIN:WHO IS NEXT’는 1회부터 10회까지 총 3번의 배틀을 펼치며, 본격 배틀이 시작되는 회차부터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사전투표를 진행한다. 생방송되는 파이널 배틀은 생방송 문자투표를 받으며, 온라인, 모바일 사전투표와 생방송 문자투표점수를 합산해 우승팀을 가린다. 8월23일 오후 10시 Mnet, 오후 11시20분 tvN에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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