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속도제한장치 의무화를 앞두고 승합 신차의 수요가 급증한 반면 중고차시세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그랜드스타렉스와 기아자동차 그랜드카니발은 오는 8월16일 이전 출고할 수 있는 물량을 모두 계약했다. 쌍용자동차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7월중순을 기점으로 계약이 모두 끝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승합차 실수요자들이 중고차로 눈을 돌려 시세가 오를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중고차업계는 그러나 이번 규제가 중고차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고차시장에는 연식별로 많은 매물이 공급되기 때문에 일부 수요가 일어난다 해도 갑자기 시세가 올라가거나 공급이 부족한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올 상반기 SK엔카 홈페이지에는 해당 승합차의 등록대수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코란도 투리스모가 추가됐으나 전체 승합차의 판매비중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시세도 일반적인 수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식 그랜드스타렉스 12인승 왜건 CVX 럭셔리가 지난 6월 잠시 올랐으나 이는 4월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진 후 적정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카니발R, 그랜드카니발 GLX R 스페셜 역시 2011년식 시세가 지난 4월 50만 원 내린 걸 제외하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 4WD GT는 지난 6월 시세가 100만 원 내린 후 현재 3,010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다만 속도제한장치가 있는 차가 중고 매물로 나오면 가격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SK엔카 종합기획본부 정인국 본부장은 "승합차 속도제한장치 의무 장착으로 중고차가격의 폭등을 예상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중고차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하지만 의무화가 실제 시행된 후엔 연식에 따라 시세가 강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