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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타이어 놓고 '완성차 vs 타이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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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예비타이어를 놓고 완성차와 타이어 업체 간 묘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완성차회사는 예비타이어를 없애는 대신 임시 수리에 필요한 '타이어이동수리장치(이하 TMK) 적용을 늘리는 반면 타이어회사는 타이어에 문제가 생겼을 때 TMK보다 예비타이어가 더 유용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다. 그러나 표면적인 이유만 다를 뿐 이면에는 완성차회사의 원가절감과 타이어회사의 매출감소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형국이다. 






 3일 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고되는 완성차의 예비타이어 장착율은 점차 떨어지는 중이다. 평소 잘 쓰지 않되 10㎏ 이상의 무게 부담이 생기는 예비타이어의 효용성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무거운 예비타이어를 싣고 다닐 이유가 없고, 대한민국은 어느 지역이든 긴급출동이 가능하다"며 "예비타이어도 오래 쓰지 않으면 경화현상이 일어나 결국 쓰지도 못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겁고  쓰지 않는 예비타이어를 TMK로 바꾸면 연료효율도 향상돼 소비자에게 분명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타이어회사는 예비타이어를 준비하는 게 아직은 낫다는 입장이다. TMK 사용에 소비자가 익숙치 않고, 긴급출동이 미치지 못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 타이어회사 관계자는 "도심 등에선 관계가 없지만 간혹 오지 등에서 펑크가 나면 낭패를 보기 쉽다"며 "예비 또는 임시 타이어는 말 그대로 비상용인 만큼 보유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이유는 TMK가 타이어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완성차회사가 예비타이어 사용을 중단하면 원가절감은 물론 연료효율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반면 타이어회사는 OE 판매량이 줄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논란의 촉발은 현대차의 선택에서 시작됐다. 그간 현대차는 TMK 채택을 미뤄왔다. 그러나 지난해 기아차가 일부 차종에 TMK를 적용했고, 수입차의 상당수도 TMK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올해부터 예비타이어 대신 TMK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자 타이어업계는 TMK보다 예비타이어가 아직 유용하다는 논리를 펼치며 적용 연기를 압박하고 있다. 승용 점유율이 가장 높은 현대차가 TMK를 선택하면 타이어회사의 납품수량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TMK를 적용해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고, 예비타이어의 불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사안"이라며 "타이어회사가 예비타이어의 절대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매출감소를 우려하는 것일 뿐 소비자 이익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예비타이어가 없으면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타이어 펑크의 95%는 TMK로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TMK 적용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대덕대학 이호근 교수는 지난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TMK와 임시용 타이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며 "비용의 차이를 신차에 그대로 적용해 출고하면 논란은 사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참조 http://autotimes.hankyung.com/search/apps/news.sub_view?popup=0&nkey=201201101445181&c1=01&c2=01&nid=01). 

 이에 대해 완성차회사 관계자는 "같은 차종이라도 TMK 적용은 트림에서 구분된다"며 "소비자 반응에 따라 TMK 적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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