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새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50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한국 수출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6일 한국무역협회 품목별 수출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46억 달러(한화 약 27조1,730억 원), 무역흑자는 197억 달러(약 21조7,600억 원)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주요 품목별 공식 수출입 통계를 집계한 시기는 1977년. 이 때와 비교해 수출은 35년새 2,240배 정도 늘었고, 무역수지는 1억1,400만 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11년 한 햇동안 들여온 천연가스 수입액 239억 달러와 맞먹는 수치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008~2012년 수입한 모든 곡물과 과일의 총 수입액 194억 달러를 넘어선다.
이 같은 추세는 주요 제품의 수출증가율을 상회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히 1990년대 접어들면서 부품산업의 성장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1992년 5억 달러에 그쳤던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2012년 246억2,000만 달러로 4,840% 신장한 것. 같은 기간 반도체, 완성차,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무선통신기기, 철강판, 합성수지 등이 6~3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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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자동차부품산업의 성장요인으로 1990년대 이후 국산 자동차부품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가격졍쟁력을 유지, 해외 주요 업체의 수요가 늘어난 점을 꼽고 있다. 여기에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인지도 제고와 함께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도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수출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 44억5,8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 같은 수치는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한 것으로, 수입액(12억9,900만 달러)을 3배 이상 웃돌며 무역흑자도 역대 최대인 31억5,800만 달러에 달했다. 미국시장에는 56억4,200만 달러를 수출해 단일국가로는 최대인 52억7,7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
한 때 기술장벽에 부딪혀 진출이 쉽지 않았던 일본과 독일에서도 한국산 부품에 대한 러브콜이 늘고 있다. 2012년 대일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7억8,100만 달러, 수입액은 11억4,700만 달러로 3억6,7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90년대 초반 수입액이 수출액의 18배를 웃돌던 독일 역시 지난해 수출입 격차가 2.4배로 줄었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부품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의 대표 완성차업체인 BYD, 창안자동차, 지리자동차 등은 지난해 한국업체와 자동차부품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여기에 자국 부품을 고집하던 토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등 일본 완성차업체도 한국 부품업체들에 문호를 연 이후 경쟁력있는 업체 물색에 적극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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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책투자은행은 지난 2월19일자 '한국 부품업체의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업체들이 세계 유수 완성차업체로 자동차부품 공급을 늘리고 있는 건 (한국 부품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하며 "(상위 업체는 물론) 스위치, 금형 등 범용품을 제작하는 하위 업체도 안정적인 품질로 미국과 유럽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 완성차업체의 상생 노력, 부품업체의 자체 경쟁력 강화 등이 더해지면서 한국 자동차부품의 경쟁력이 글로벌 상위 수준으로 올라섰다"라며 "FTA 체결 등에 힘입어 가격경쟁력도 유지할 수 있어 향후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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