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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묶는 습관이 부른 여성탈모, 심하다면 모발이식이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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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팀] (탑성형외과 한승묵 원장 칼럼)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번 칼럼과 연관된 견인성 탈모증에 대해 얘기해 보도록 하자. 견인성 탈모증이라면 머리를 묶는 습관을 가진 계층의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탈모증의 특수한 형태이다.

문화인류학적인 특징에 따라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옛 어른들의 상투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사무라이식의 머리모양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남태평양지역에서도 상투와 비슷한 모양의 전통 머리모양을 관찰해 볼 수 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이런 전통적인 머리모양은 대부분 남성들이 하는 것이지만 문헌상으로 보고되는 견인성 탈모는 대부분 여성들에게서 관찰된다.

문헌상으로 처음 보고된 것은 1907년 그린란드 여성에게서 나타난 탈모이다. 흔히 말총머리모양이라 부르는 머리 형태를 취하다가 머리 앞부분이 벗겨진 탈모가 나타난 것이다. 그 뒤로 1980년대까지 유럽에서 말아 올린 스타일의 머리, 미국에서 흑인여성이 머리카락을 곧바로 내리기위해 잡아 늘린 것, 머리카락을 길게 딴 블레이드헤어스타일 등을 한 여성에게 발견되어 보고되었다. 주로 탈모의 원인이 여성들의 헤어스타일과 연관된 보고들이었다.

특수한 모자를 착용하는 직업이라든가 특정 헤어스타일로 일해야 하는 바와 같은 곳에서의 직업여성들에게서 관찰된 견인성 탈모도 보고되었는데 당시에는 특별히 치료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여성들의 헤어스타일이 다양해지고 탈모를 유발하는 요인들에 노출이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견인성 탈모에 대한 보고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특징이라고 하면 이전의 보고들은 특정 직업 내지는 인종형태에 따른 보고들이 주가 되었다. 요즘은 탈모를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원인과 연관 지어서 연구한 보고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가계에 탈모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견인성 탈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가를 연구하는 식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가계에 탈모유전자가 있는 경우는 견인성탈모증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의 경우 헤어스타일을 머리를 묶지 않는 방식으로 바꾸고 난 뒤 탈모가 회복되는 속도도 유전성인 경우 더 느리게 회복되는 걸로 되어 있다.

머리를 묶고 난 후 얼마나 있다가 탈모가 나타나는가는 개인별로 편차가 커서 확실하지 않는데 탈모를 일으키는 과정은 밝혀져 있다. 탈모가 나타나는 초기에는 모낭주변부의 조직들에 별다른 소견이 나타나지 않고 단순히 모낭이 휴지기로 접어드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머리를 묶은 것을 풀면 모낭이 다시 머리카락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일정정도 경과하고 나면 모낭주변부에 염증반응이 시작되면서 모낭의 섬유화가 진행되고 모낭이 점차 딱딱해지면 최종적으로는 모낭이 완전히 죽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머리를 묶는 스타일로 바꾼 다음 헤어라인의 변화가 관찰된 초기에는 묶은 머리를 풀어버리는 것만으로도 호전반응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난 다음에는 탈모자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모낭들이 완전히 죽어버린 상황이라면 모발이식 외에는 대안이 없다.

모발이식을 하는 경우 탈모가 진행된 범위에 따라 달라지지만 길이10cm, 높이0.5cm이내의 단순한 이마헤어라인의 교정만이라면 비절개법으로 700모-900모 사이의 소량이식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데 대부분의 환자들이 특정 헤어스타일을 몇 년에 걸쳐 고수한 다음 탈모가 상당히 진행된 시점에서 어쩔수 없이 헤어스타일을 포기하고 치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M자형 유전형 탈모에 준할 정도로 탈모가 진행된 다음이라면 비절개법만으론 안되고 절개법을 이용해서 2500모이상의 대량이식을 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다른 탈모증과는 달리 견인성 탈모의 모발이식에 있어서 어려운 점의 하나는 헤어스타일이다. 특정 헤어스타일을 오랫동안 고수하다가 발생한 탈모다 보니 이식을 할 때도 그 헤어스타일과 연관 지어서 헤어라인을 결정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식모낭수와 이식부위의 디자인이 맞아떨어지면 상관없지만 때에 따라서는 탈모 진행정도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헤어스타일과 맞추기 위해서 대용량의 모발이식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가계에 유전형 탈모증이 없다면 1차 수술에서 대용량이식을 하는 것도 문제가 없겠지만 유전형탈모증이 있는 경우라면 추후 나타날지도 모를 탈모를 위해서 어느 정도 후두부의 모낭을 남겨놓아야 한다. 이것에 대해 환자들과 절충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 환자들이 자신에게는 유전형 탈모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사실 어떤 치료보다도 좋은 것은 질환에 대한 예방이다. 개성화된 현대사회에 있어서 자신만의 헤어스타일을 뽐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가계에 유전형탈모증이 있는 경우라면 가급적 머리를 뒤로 당기는 방식의 헤어스타일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직업적인 이유로 불가피하게 해야 한다거나 특정 헤어스타일을 반드시 고수해야 할 경우에는 탈모증세가 나타나는 초기에 반드시 병원에 와서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방심하면서 놔뒀다가는 본인이 좋아하는 헤어스타일을 평생 동안 못하게 되는 상황도 맞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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