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옥 기자] 일본이 러시아와 쿠릴열도(일본의 홋카이도 북쪽 4개 섬)를 놓고 벌이고 있는 영토 분쟁이 조기에 매듭지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11월1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쿠릴열도를 방문한 데 대한 항의 표시로 하루 만인 2일 주러시아 대사를 전격 소환했기 때문이다. 대사 본국 소환은 강력한 외교적 항의 표시이기 때문에 당분간 두 나라 간 대립은 불가피해졌다.
쿠릴열도(북방영토)를 두고 러시아와 일본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땅’이라고 우회적으로 발언해 양국간의 외교관계에 마찰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주러시아 대사 소환이라는 강공책을 꺼내든 것은 영토 문제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센카쿠열도로 분쟁을 빚고 있는 중국에 대한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영토 문제에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며 들끓고 있는 일본 내 여론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의 센카쿠열도 공세에 이어 러시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으로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위상이 위기에 처한 것은 민주당 정권이 좌표 없는 외교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민주당 정권 출범 초기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미 · 일 동맹이 약화하면서 외교 · 안보에 약점을 보였고, 중국과 러시아가 그 틈을 파고들었다는 시각이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러시아 대통령이 구나시리 방문을 강행한 것은 지금까지 양국의 교섭 성과를 무력화시킨 난폭한 행위"라고 비판하면서도 "중국과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는 러시아가 센카쿠 영유권 문제에서 우왕좌왕하는 일본 외교의 '바닥'을 읽고 흔들기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과 러시아의 영토분쟁에 미국은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1일(현지시각)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쿠릴열도의 일본명‘북방영토’라는 용어를 쓰며 “북방영토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한 일본은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도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대국으로부터 영토 위협을 받고 있는 일본이 두 나라와 외교적 파국을 피하면서 영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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