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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을 대변한다, 주연급 ‘중고차’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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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최근 영화나 드라마의 PPL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신차가 많다. 이는 극 중 캐릭터와 이미지를 부합시켜 홍보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경우로, 때로는 상황과 섞이지 못하고 거부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반면 자동차 하나만으로 인물의 많은 것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영화 속에 등장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중고차들. 특히 국민에게 친근한 국산차는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적 위치 등을 대변하기에 적격이다.

영화 ‘추격자’에서도 중고차가 등장한다. 추격하는 전직 형사 김윤석의 재규어XJ와 골목에서 접촉사고로 만나게 되는 범인역의 하정우. 그는 영화 속 최근 희생자인 노부부의 에쿠스를 타고 있다. 이 에쿠스는 실제 범인의 주요 타깃이었던 ‘중산층’을 설명해주는 요소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이끼’에서는 정재영(극중 천용덕분)이 4륜구동 차량을 타고 나와 70~80년대 독재정권의 이미지와 맞물려 강압적인 경찰의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80년대를 그린 살인의 추억에서 순박한 시골 형사들의 차로 등장했던 ‘맵시나’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끼의 또 다른 주인공 박해일(극중 유해국분)의 차로 등장하는 갤로퍼도 반갑다. 원작에서부터 등장한 갤로퍼는 스포티지 구형모델과 함께 코란도를 잇는 국산 SUV 자동차. 갤로퍼의 등장으로 관객은 극중 연대까지 가늠해볼 수 있으며, 동시에 유해국을 특별한 지위나 명예가 없는 활동적인 남성으로 대변해주고 있다.

영화 ‘의형제’ 속의 중고차도 스턴트배우 못 지 않게 몸을 던졌다. 송강호와 강동원을 태운 추격씬의 주인공으로 90년대 출시되었던 레간자가 등장, 현재 GM대우의 중형차인 토스카의 형님뻘인 레간자의 등장으로 서민적인 캐릭터의 느낌을 잘 살렸다.

이처럼 영화 속의 중고차들은 매끈하게 빠진 새 차보다 더 깊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기억에서 잊혀진 중고차라도 영화 속에서는 감칠맛 나는 또 하나의 조연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제공: 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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