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만 하더라도 좁은 이마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평면적인 얼굴형이 아름다움의 기준이었다. 당대를 풍미했던 문희나 윤정희 같은 배우들이 전형적인 예.
시간이 변하고 미의 기준도 바뀌었다. 오뚝하게 선 콧날과 커다란 눈망울, 미끄러질 듯 갸름한 V라인이 21세기 미인의 기준. 과학의 발전과 의학의 힘으로 성형미인이 넘쳐나면서 이제 웬만한 미모로는 미인으로 인정받기 힘들만큼 우리의 미인에 대한 기준도 각박해졌다.
하지만 패션계는 예외인 듯하다. 창조와 개성으로 뒤범벅된 ‘디자인’의 세계는 독특하고 개성 있는 여자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다. 비록 캣워크를 장악하는 대부분의 모델들이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깡마른 건 사실이지만, 외모에는 저마다의 개성이 살아있다.
대표적인 모델은 ‘데본 아오키’. 찐빵같이 동그란 얼굴에 신경질적으로 치켜 올라간 눈, 작은 코, 뚱해 보이는 입술은 우리가 알고 있는 미인과는 거리가 멀다.
독일계 영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의 얼굴에는 새침하고 뾰로통한 아시아 소녀의 신비로움과 서양인의 이국적인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
미인은 아닐지언정 매력은 넘쳐난다. 그녀는 170이 안 되는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샤넬의 하우스 쿠튀르의 간판이 되었다. 뒤이어 지방시, 베르사체, 펜디 등 유명 디자인 하우스의 모델로 활약했다. 그것도 모자라 ‘씬 시티’, ‘DOA', '워’ 등의 영화에 출연하여 영화배우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국내에도 혜박, 장윤주, 김다울 등의 개성 있는 모델들이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며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혜박 역시 작은 눈에 각지고 평면적인 얼굴의 소유자로 미인의 축에 속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
이들의 공통점은 예쁘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중 누구도 우리가 알고 있는 미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자신감. 쌍꺼풀이 없어도, V라인 얼굴이 아니어도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그들만의 자신감이다.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뇌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라 생각하는 데로 행동하게 되어 있다.
내가 갖지 못한 한 가지로 자신을 평가절하 해서는 안 된다. ‘큰 눈을 가지지 않은’ 내가 아니라 ‘작은 눈이 예쁜’ 내가 되어야 한다. 코가 낮다고, 눈이 작다고, 얼굴이 크다고 거울을 볼 때마다 한 숨 짓고 있다면 있던 자신감마저 도망가고 만다.
제림성형외과 정재영 원장은 “많은 여성들이 자신만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성형외과를 찾는다. 성형을 통해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더불어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감이다”라고 말한다.
성형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모자람만을 찾는 사람이라면 성형 후에도 또 다른 단점을 찾아내기 마련이다.
쌍꺼풀이 있건 없건, 얼굴이 작건 작지 않건 자신감 있는 사람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이다. 더불어,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남의 사랑도 받을 수 있는 법. 못생겨도 당당한 당신은 그 누구보다 아름답다. (사진출처: 영화 '씬시티','프린세스다이어리'스틸컷)
한경닷컴 bnt뉴스 성예원 기자 ssyew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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