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스타들의 어마어마한 협찬공세에 대해서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뻔한 얘기를 또 꺼내는 이유는 실상 알고 보면 유치찬란한 스토리가 숨어있음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스타’라는 타이틀 앞에서면 한 없이 관대해지는 브랜드들도 알고 보면 속이 새까맣게 타고 있다는 것.
● 협찬은 나의 힘!
다음 생애는 반드시 연예인으로 태어나겠노라고, 혹은 내 자식만큼은 어떻게든 연예인을 시키겠다고 패션계 종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은다. 그럴만도 할 것이 한국에서는 연예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일년 365일 지갑 없이도 살 수 있는 곳이니까.
설마 모든 것을 그러겠나 싶겠지만 천만의 말씀! 먹고 입고 자고 타고... 모든 것을 협찬과 증정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쓰고 싶어도 쓸 일이 없다. 물론 모든 이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며, 모든 연예인이 그럴 입장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상위 5%내에는 들어야 협찬에 대한 제안이 이루어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인기=협찬’의 공식이 성립 할 수도 있겠다.
가수 출신으로 연기자로 성공한 톱스타 J양은 그야말로 협찬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집에서 마시는 생수, 햇반과 김치 무한 제공은 물론 타고 다니는 자동차와 아파트까지 모두 협찬과 밀접한 관계로 맺어졌기로 유명하다.
계절이 바뀔 때면 기분전환 삼아 잡지사나 방송에 연락해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공짜로 하기도 한다. 톱스타 자리에 오르기까지 피땀 흘리는 노력을 했겠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경우가 다반사다. 심지어 발렛 파킹 비용까지(고작 2천원) 잔돈이 없다는 이유로 안내고 넘어가는 일이 허다하니까.
청순하고 검소한 이미지로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여배우 D양. 백화점 명품 화장품 코너에 가서 무작정 자기가 사용하는 크림이라고 달라며, 그 자리에서 홍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일화도 유명하다.
“저 D에요. 제가 워낙 이 브랜드의 크림을 즐겨 쓰거든요. 하나만 주세요”
아! 지금의 그녀의 단아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믿고 싶지 않다.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던 체인점에 들이닥쳐 친구들과 함께 매장을 싹쓸이해갔다는 B군의 에피소드도 길이길이 남아있는 공짜 밝힘증의 전형적인 예다. 당시 B군은 매장에서 일하던 직원의 만류에 이렇게 말하면서 행동개시를 했다고 한다.
“내가 바로 이 브랜드 모델 B라고. 사장한테 말하면 돼” 결국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광고 모델에서 잘리긴 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 공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사실 말이 협찬이지 쉽게 말하자면 ‘증정’ 혹은 ‘공짜’라는 단어가 맞는 말이다.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그 중에서도 의상 협찬을 명목으로 심하게 공짜를 밝히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나 역시도 소위 스타라 불리는 이들과 화보촬영을 하면서 숱하게 경험한 일이다. 한창 드라마로 새롭게 부상한 A는 화보 촬영 후 옷을 그냥 입고 가버렸다.
협찬 받은 옷을 정리하던 중 뒤늦게 발견한 나는 매니저에게 전화하니 돌아온 답변이 가관이었다. “A군이 입어서 브랜드 판매가 잘 될텐데 이거 하나 못 줘요?” 이후 핸섬한 매너남의 이미지를 가진 A군이 순식간에 좀팽이로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톱스타들은 브랜드에서도 울며겨자 먹기로 ‘홍보’라는 이름으로 증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톱스타는 커녕 버라이어티쇼에 몇 번 나오는 신인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소리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고 ‘증정’, ‘협찬’을 목놓아 외친다. 그 중에서 공짜 밝히기로 유명한 한류 톱스타 T군. 함께 일하는 스타일리스트가 협찬해 가져간 의상을 펼쳐 놓기가 무섭게 ‘찜’해버리는 놀라운 순발력을 발휘한다.
아무리 인기가 있더라도 그의 손에 들어가면 ‘감감무소식’이기에 홍보녀들 사이에선 일찌감치 블랙리스트 상위권에 올라가 있다.
대놓고 밝히면 그래도 마음의 준비라도 하지. “언니, 이거 얼마에요?”라고 시작해서 “몇 프로까지 할인되요?”, “근데, 지금 카드밖에 없는데 어쩌죠?” 촬영 내내 어찌나 집요하게 물더 보던지, 지금 내가 촬영을 하는 건지, 물건을 파는 건지 헷갈릴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던 적도 있었다.
하기사 어떤 스타는 국내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방 샘플을 분실했다고 홍보 담당자의 애간장을 녹여놓고는 어느 날 사석에 들고 나타났다가 들켜 망신을 당한 일도 있었으니까.
>> 2편에 계속
한경닷컴 bnt뉴스 송영원 기자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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