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일요일
새벽 4시부터 창밖에서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분다. 바람소리도 세차고 흔들리는 것들은 모두가 제각각 소리를 낸다. 오늘은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 가는 날이다. 이렇게 강한 바람이 부는데 고소증세로 체력이 약해진 우리 일행이 베이스캠프까지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런지 조금은 걱정이 된다.
출발준비는 8시에 모두 마쳤지만 바람이 워낙 심하게 불어 롯지의 일꾼 키탑(Kitab)과 포터 겸 가이드 리마의 제안대로 1시간 정도를 기다려 보기로 한다.
오전 9시, 새벽보다는 바람이 잦아들었지만 만만치 않은 바람이 부는 가운데 드디어 베이스 캠프를 향해 출발한다. 오전중에는 대개 날씨가 좋았는데 오늘은 예외다. 2시간 30분 여를 올라가니 드디어 EBC표시가 된 커다란 돌이 보이고 결국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가는 길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빙하지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였다.
바로 저 길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 그곳은 거의 빙벽이나 다름이 없다.
수 많은 산악인들이 저 길을 지나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올라갔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오른 에드먼드 힐러리경과 텐징 노르가이도, 우리나라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 대원도, 무산소 등정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라인홀트 메스너도 저 길을 걸어 올라갔다.
히말라야의 8천미터급 고산들은 대부분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등정이 완료되었다. 1970년대 초반에는 이전에는 등정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안나푸르나 남벽과 에베레스트 남서벽 조차도 크리스 보닝턴(Chris Bonington)에 의해서 등정이 완료되었다.
이후에 에베레스트에는 숱한 기록들이 쏟아졌다.
1974년도에는 일본의 여성산악인 준코 타베이(Junko Tabei)씨가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올랐고 1978년도에는 독일 프랑스 연합원정대가 사우스 콜을 지나 정상에 올라 TV생중계를 했다. 이후 에베레스트 정상에서의 생중계는 일본 등에 의해서 여러 번 시도되었으며 급기야 1996년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아이맥스(IMAX)영화가 촬영되기에 이르렀다.
에베레스트 등정사에 또 한 번의 커다란 획을 그은 산악인은 라인홀트 메스너였다. 그는 인류 최초로 무산소 에베레스트 등정을 이루었다. 그는 티벳 방면에서 홀로 등정을 시작해 그의 말대로 ‘어떠한 인공의 장치도 사용하지 않고 에베레스트를 올라 자연과의 진정한 교감’을 이루었다. 역시 1978년도의 일이었다.
>>> 1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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