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잠 못 드는 임신부를 위하여
임신을 하고 배가 불러올수록 불면증을 호소하는 임신부가 많다. 불면증은 임신으로 불러오는 배와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등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밤이 긴 겨울철에 불면증이 찾아오면 그 고역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임신부 불면증의 원인과 불면증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임신부의 78%가 수면장애를 겪는데, 그중 불면증은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서울수면센터 김광훈 원장은 “단순히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잠드는 데 30분 이상 걸리거나 잠은 잘 들지만 중간에 자주 깨고 새벽에 깨서 잠을 못 잔다면 불면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 푹 자는 것 같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고 몸이 찌뿌드드한 경우도 불면증의 한 형태입니다”라고 말한다.
임신 초기에도 임신으로 인한 긴장과 불안으로 불면증이 오지만, 대부분 배가 많이 불러오는 임신 후기에 불면증이 많이 생긴다. 커진 자궁이 횡격막을 누르기 때문에 옆으로 누워야 하는데 여느 때와 다른 자세로 자는 불편함에 잠에서 깬다.
그 외에도 출산과 육아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호르몬에 의한 생리적인 변화 등의 이유로 불면증이 나타난다. 강서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김태윤 주임과장은 “임신부가 수면 부족으로 만성피로에 시달리면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을 겪는 임신부에게 불면증까지 겹치면 우울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불면증을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임신 시기에 따른 불면증 원인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한 임신 초기 불면증
임신 초기의 불면증은 호르몬 변화와 관계가 깊다. 프로게스테론이라는 임신 유지 호르몬의 영향으로 임신부는 매우 피로를 느끼며 졸음이 온다. 이때 낮잠을 자면 정상적인 수면 패턴이 깨져 밤에는 잠이 오지 않고 다음 날 다시 피곤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와 더불어 심리적인 불안에 빠지기도 하는데 태아는 잘 자라는지, 혹시 잘못 먹은 음식은 없었는지, 자신의 건강과 유산에 대한 걱정 등으로 불면증이 오기도 한다. 임신 초기에는 자궁이 골반 안쪽에서 커지기 때문에 방광을 압박하여 빈뇨증이 생겨 잠을 방해하기도 한다.
불러진 배로 인한 임신 후기 불면증
안정기로 접어드는 임신 중기에는 수면 문제가 많이 발생하지 않다가 임신 후기가 되면 불면증이 다시 생길 수 있다. 김태윤 주임과장은 “이 시기에는 커진 배로 인해 폐에 압력이 가중되어 호흡이 가빠져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또 자궁이 커지면서 위를 눌러 위액이 역류해서 신물이 올라오는 속쓰림 증상으로 잠이 깨는 불면증이 생기기도 하며 태아가 움직이며 방광을 건드리거나 발로 차서 잠에서 깨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또 불편한 자세도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소 바로 누워 자는 사람은 측면으로 자세를 바꾸어 자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바로 누워 자는 것은 태아에게도 좋지 않은 자세이므로 옆으로 누워 자야 한다. 그리고 진통과 분만,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대감과 양육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도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한 원인이다.
김광훈 원장은 “임신부 불면증과 관련된 수면장애 중에는 다리가 불편해 잠을 이루기 어려운 하지불안증후군이 있습니다. 이 질환은 다리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스멀스멀한 느낌이나 다리가 저린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임신 이전부터 있던 경우에는 임신기에 악화되는 경우도 많고, 임신기에 새롭게 생기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인다. (기사제공: 월간 앙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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