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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도 안한 재개발에 '74억 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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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의 한 재개발 조합이 착공도 하기 전 성과급 잔치부터 벌여 조합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마포구 아현뉴타운 제3주택재개발 조합은 31일 열린 총회에서 정비업체와 철거용역업체에 총 74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상정,통과시켰다.

조합 측은 총회 자료집에서 "철거기간을 4개월가량 단축해 128억원 상당의 금융비용을 절감했으며 이주비를 받을 세입자 수도 당초 3350명에서 2200명으로 감소시켜 120억원의 사업비를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합 측은 "이에 대한 성과를 인정해 철거용역업체와 정비업체에 일정 비율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조합원들은 착공도 하기 전에 일단 성과급부터 챙기고 보자는 조합 측의 도덕적 해이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 이날 총회에 참석한 대다수 조합원들이 회의장을 단체로 퇴장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으나 조합 측은 미리 받아둔 서면 동의서(총 2244명 중 1000여명 찬성)를 근거로 안건을 강행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성과급의 근거가 된 사업비 절감액도 엉터리로 계산했거나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마포구 공덕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작년 말 착공하겠다며 큰소리 쳤던 조합이 이제 와서 철거기간이 단축돼 사업비를 절감했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세입자 수가 줄어든 것도 오히려 처음에 조사를 잘못한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인데 조합은 반대로 정비업체의 성과인 양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비업체나 철거용역업체는 어차피 조합 간부들과 한통속"이라며 "밀실에서 나눠먹기 식 사업 추진으로 인해 선량한 조합원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현3구역은 마포구 아현동 635 일대 노후 · 불량 주택지(20만7527㎡)를 재개발해 아파트 3063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현재 철거작업이 90%가량 완료됐으며 오는 5월 착공 예정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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