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이 밝힌 2017년 경영 화두는 변화와 혁신이었다. 지난해 정경유착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점을 의식한 까닭인지 신뢰 회복 역시 키워드로 등장했다.
올해 업무 첫날인 2일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제히 신년사를 통해경영목표와 전략을 제시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대통령 탄핵 등 안팎으로 불확실성이증폭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자고 강조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재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진 데 대해선 '투명 경영'과'정도 경영'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을 추진해 나가자"고 밝혔다.
정 회장은 특히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변화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과거의 성공방식은 더는 의미가 없다"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로 우리의 사업 구조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정도경영의 문화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통한 수익기반 다변화, 새로운 사업기회발굴, 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찰의 과정과 결과물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진화의 DNA'를제시하며 조직문화로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패러다임의 대전환기를 맞아 새 생각, 새 정신으로 무장하고 새 시대에 걸맞는 리더십을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는 사업 구조 고도화, 기업경영의 기본과 원칙 바로 세우기,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을 리스크 관리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특히 "진정한 기업시민으로 거듭나며 새 시대에 부응하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새로 정립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안전·서비스 기본 원칙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조 회장은 "규정과 매뉴얼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충분한 이해와 반복 훈련을 통해 규정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화해 및 공동번영을 위한 현대그룹의 가교역할은변함이 없어야 한다"며 대북사업에 대한 의지도 재차 밝혔다.
내부 임직원에게는 "과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이 작동하도록 '승리하는DNA'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말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모든 임직원이 신뢰를 바탕으로 똘똘 뭉쳐 하나됨을실천하는 허들링(Huddling)으로, 장애물을 뛰어넘는 허들링(Hurdling)에 성공하자"며 '허들링 경영'을 올해 경영 지침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 7 발화 사태로 힘든 한 해를 보낸 삼성전자[005930]의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치른 값비싼 경험을 교훈 삼아 올해 완벽한 쇄신을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천방안으로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된다"며 "공정개선과 검증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말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은 "반도체 기술 자체가 극심한 변곡점 위에놓여 있다"고 진단하고 기술 개발을 유일한 돌파구로 제시했다.
박 부회장은 "2017년은 기술중심 회사로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공언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환경은 더는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다"며 대한상의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며 "올해 기업인들이 의견을구할 곳은 이제 대한상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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