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6'서 보쉬-지멘스, 음성인식 도우미 '마이키' 콘셉트 공개LG전자, 아마존과 스마트홈 협업…빨래개는 로봇·커넥티드 다리미 등장
'말만 하세요. 빨래, 요리, 장보기 등 당신의모든 가사를 해결해 드립니다.' 2일 독일 베를린의 메세베를린에서 개막한 '국제 가전전시회(IFA) 2016'의 화두는 단연 '스마트홈'이었다. 전 세계 주요 가전·전자업체들은 사물인터넷(IoT)과 센싱(감지),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을 결합한 미래형 가정의 모습을 앞다퉈 제시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등장한 IoT 기술 등이 조금씩 여물어가면서 스마트홈의 모습이 좀 더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가전업체 보쉬와 지멘스는 IFA에서 주방 도우미(assistant) '마이키'(Mykie)를 공개했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미리 개념과 지향성을 선보인 것이다.
보쉬와 지멘스는 이미 유럽 최대 가전업체인 'BSH 하우스게레테'를 공동 설립해 운영 중이다.
마이키는 음성 인식형 개인비서다. 말로 하는 질문에 대답도 하고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오븐, 커피머신 등 각종 주방가전과 와이파이로 연결돼이들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말만 하면 마이키가 알아서 이들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지멘스 관계자는 "마이키는 집 밖에 있는 주인이 요리 메뉴를 결정하면 이에 필요한 식재료 목록을 추린 다음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와 비교해 부족한 것은 직접 주문까지 할 수 있다"며 "단계별로 조리법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키는 날씨나 주식 시장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거나 음악이나 영화를 트는 일도 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아마존이 음성 인식형 스피커인 '에코'로 큰 히트를 한 데 이어 구글도 올해 5월 에코와 비슷한 음성 인식형 비서 '홈'을 발표한 바 있다.
파나소닉은 IFA의 전시관 입구를 스마트 시티, 스마트홈,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등 미래형 기술로 채웠다. 특히 맨 앞에는 일본의 벤처기업 '세븐 드리머스'가 개발한 빨래 개는 로봇 '론드로이드'(laundroid)를 전시했다.
냉장고처럼 생긴 이 기계는 세탁기에서 나온 옷가지들을 아무렇게나 집어넣으면스스로 알아서 셔츠와 바지, 수건 등으로 분류한 다음 척척 갠다. 최종적으로는 옷종류별로 구분해 각기 다른 수납함에 가지런히 포개서 정리까지 해준다.
이 회사 관계자는 "론드로이드는 세계 최초의 빨래 개는 로봇"이라며 "안에 옷의 형태를 인식하고 이를 분류하는 센서와 인공지능이 있어 건조기에서 나온 빨래들을 그대로 넣으면 다 알아서 정리해준다"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세븐 드리머스와 협업해 내년 중 미국과 일본, 2018년에는 유럽 시장에 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또 문·창문 센서와 사이렌, 실외·실내 카메라, 누수 센서, 움직임센서 등을 결합해 24시간 집안 구석구석을 감시하고 사고나 도난 등을 막을 수 있는스마트홈도 제시했다.
LG전자는 스마트홈 사업을 위해 아마존과 손잡았다. 스마트씽큐 센서와 스마트씽큐 허브에 아마존의 IoT 서비스를 결합해 음성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물이나식재료를 원클릭으로 주문할 수도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세탁기 도어의 스마트씽큐 센서를 누르면 세제를, 냉장고 센서를 누르면 음료를구입하는 식이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얼굴 인식 기능을 내장한 이 기기는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데 당장은 네슬레의 커피머신을 스스로 작동시키는 일을 할줄 안다.
소니는 앞으로 이 기기의 업무 영역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는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제품을 연결해 실행할 수있는 애플리케이션 '밀레@모바일'을 공개했다. 밀레의 허니컴 드럼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생활가전들과 연결·실행이 가능한 앱이다.
세탁기의 경우 강한 얼룩을 제거하는 방법 등 세탁 팁도 제공한다. 또 인덕션제품은 계란프라이, 팬케익, 스테이크 등의 음식을 위한 최적의 세팅법을 한눈에 알수 있도록 알려준다.
세탁기나 식기세척기의 세제가 부족할 때를 이를 이용자한테 알려주고 주문까지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역시 독일 가전업체인 AEG는 자사 최초의 연결된(connected) 세탁기와 오븐을공개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옷감의 종류나 오염 물질의 종류, 오염된 정도 등을 꼼꼼히 설정해 세탁할 수 있다.
빨래 특성에 정교하게 맞춤화한 세탁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커피 또는 차를 흘렸는지, 흙이 묻었는지 등을 선택할 수 있고, 옷의태그에 붙은 적정 세탁 온도도 고를 수 있다. 특히 이 모든 것을 그림이나 아이콘으로 표현해 선택 과정이 직관적이고 쉽다.
AEG 관계자는 "우리는 '드라이클리닝' 태그가 붙은 옷을 구매하기 주저하는 소비자를 위해 이 세탁기를 만들었다"며 "우리 세탁기는 드라이클리닝만 해야 하는 옷도 빨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중소업체인 로라 스타 스마트는 '세계 최초의 연결된 다리미'를 공개했다. 이 다리미는 움직임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가 다림질을 시작하면 버튼 작동 없이도 자동으로 스팀을 뿜는다. 옷감 종류를 인식해 알아서 다리미 온도도 조절한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모바일 기기의 앱에선 셔츠나 재킷 등 옷의 종류에 따라 가장 최적화된 다림질 하는 법도 안내해준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년 중 한국 시장에도 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마우스 등 컴퓨터 주변기기로 유명한 로지텍, 독일 전자업체인 부쉬-예거, 중국 가전업체 창홍 등도 '스마트홈'을 주제로 전시관을 차렸다.
sisyph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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