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제로 직원행복 실험 조용병…전임사장에게 소송당한 담철곤
이번 주 재계는 국내 게임업계의 '신화'가 무너지는장면을 지켜봤다.
불명예를 안은 주인공은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 그는 고위공직자의 뇌물 추문에 휘말려 재판정에 서야 할 처지가 됐다.
3년 3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가석방으로 출소했고,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은행 최초로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오리온[001800] 전 사장으로부터 200억원대의 민사 소송을 당했다.
◇ '벤처신화' 흔들리는 김정주…뇌물 혐의 기소 국내 게임업계에서 '벤처신화'를 일궈낸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가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게임업계에서 지금껏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지난 29일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을 수사해 온 이금로 특임검사팀은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김정주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대 중반이었던 1994년 넥슨을 창업해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마비노기' 등 히트작을 잇달아 내놓으며 수년 만에 스타급 게임사로 키웠다. 특히그는 탁월한 사업 감각을 보이며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을 사들이는 등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수차례 성사시키며 1위 게임업체의 지위를 다져왔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친구였던 진 검사장에게 주식 특혜를 줬다는의혹을 불러일으켰고 끝내 '뇌물' 혐의로 기소되면서 재판정에 서야 할 처지가 됐다. 더군다나 특임검사팀이 활동을 종료한 뒤에도 김 대표의 경영 비리 의혹 등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배당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기로 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뇌물공여 혐의 외에도 배임·횡령·탈세 등 기업 비리를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고강도의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
수사 발표가 나온 뒤 김정주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넥슨의 등기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넥슨의 본사 역할을 하는 일본 법인의 이사직을 그만둔다는 얘기다.
지주회사 NXC 대표 직함을 포기할지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있을 재판을 준비하려면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역할은 당연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창업주의 경영 공백은 물론, 국내 1위 게임업체로서 넥슨이 사회 공헌을 위해힘썼던 모든 것이 '비리 회사'라는 오명하에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가석방 출소한 최재원 SK그룹 부회장…"경제회복 위해 최선"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돼 3년 3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지난 29일 출소했다.
최 부회장은 만기 출소일(10월20일)을 3개월가량 남겨둔 상태에서 형기의 94%를채우고 풀려났다.
앞서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최 부회장의 형 집행률이 92%를 넘은 데다 모범적인수형 생활을 해온 점을 고려해 가석방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 부회장은 최종현 SK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이다.
최 부회장은 친형인 최태원 회장과 공모해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465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형이 확정됐다.
최 부회장은 29일 출소 직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숙여 인사한뒤 "경제가 매우 어려운데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경영복귀 계획에 대해서는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SK측은 광복절 특별사면과 경영복귀까지 아직 많은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최부회장의 향후 역할 등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재계에서는 최 부회장이 사면 대상에 포함된다면 경영 일선에 복귀해 SK의 에너지 개발 사업을 비롯한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직원 행복 강조하는 조용병 신한은행장, 은행 최초 재택근무제 도입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 25일 신한은행에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했다.
스마트 근무제란 직원의 업무나 생활 환경에 맞게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킹 센터근무, 자율 출퇴근제 등의 업무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근무제다.
조 행장이 은행권 최초로 재택근무제 등 스마트 근무제를 도입한 것은 직원 행복과 유연한 사고를 강조하는 경영 철학 때문이다.
그는 이번 업무 혁신을 발표하면서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고 은행도행복할 수 있다"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직원 행복과 은행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 행장은 지난해 은행장 취임 후 '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전 직원 취미활동부 가입과 조직 활력 프로그램 진행, 신한 경력컨설팅센터 건립, 행복 어린이집 추가 신설 등 직원 복지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행장은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맞게 업무 환경이나 경영 전략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이 같은 업무 혁신의 실험이 보수적인 은행 조직에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많다.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금융권에서는 조 행장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강력하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신한은행의 업무 혁신이 조직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후임에 조 행장이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조 행장이 회장 자리에 오를 경우 스마트 근무제가 신한금융지주 내 전체 계열사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전(前)사장에게 소송당한 오리온 담철곤 회장 부부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이화경 부회장 부부가 자신이 고용했던 오리온 전 사장으로부터 200억원대의 민사 소송을 당했다.
오리온 전 사장인 조경민 씨는 지난 22일 담 회장 부부를 상대로 20여년 전 약속한 돈을 달라는 약정금 청구 소송을 서울북부지법에 냈다.
조씨는 평사원 출신으로 오리온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1992년 회사를 떠나려 했는데 담 회장이 붙잡으며 이들 부부 회사 지분 상승분의 10%를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당시 1만5천원이던 주가가 93만원까지 올라 담 회장 부부가 1조5천억원의 이득을 봤으니 이중 1천500억원이 자신의 몫이라고 조씨는 주장했다.
일단 그는 이 가운데 200억원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했다.
오리온그룹은 "전 임원의 황당하고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소송 요건이 되지않는다"고 일축했지만 내심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조씨는 담 회장 부부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인물로, 담 회장이 그룹 자금 300억원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 판결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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