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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에 독일 수입차업체는 9%대 '고금리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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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할인 앞세우더니 이자금액이 더 많아 '눈 가리고 아웅'

차를 바꾸기 위해 얼마 전 폴크스바겐 전시장을찾은 직장인 이모씨는 딜러에게 견적을 받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가 눈여겨본 차종은 티구안 2.0 TDI BMT 프리미엄.

딜러는 폴크스바겐의 전속 금융사인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할부상품을 이용하면 차값 4천750만원 중에서 365만원을 할인해준다고 제시했다.

현금으로 먼저 1천300만원을 내고 나머지 2천900여만원을 36개월 할부로 할 경우, 월 납입금은 이자를 포함해 91만원 가량. 금리가 얼마인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이씨가 나중에 직접 계산해보니 할부금리는 8.44%였고 3년간 내야 할 이자는 약400만원에 달했다. 이 견적대로라면 차 값 할인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이자로 내야 하는 셈이다.

이씨는 "딜러가 차 값 할인만 강조했을 뿐 금리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얘기해주지도 않았고 견적서에도 할부금리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음에도 독일 수입차업체의 할부금융사들은 여전히 7∼9%대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배짱장사'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금리 수준을 정확히 알리지 않고 할인 혜택만을 앞세우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어 '눈 가리고 아웅'식 영업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계 수입차 할부금융사들은 구형이나 비인기 모델 등을제외하고 할부금리를 7∼9%대로 운영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업체별 평균 할부금리 현황을 보면 BMW의 도이치파이낸셜과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각각 8.86%와 7.25%, 효성캐피탈(메르세데스-벤츠)은 9.0%, 폴크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아우디·폴크스바겐)는 7.79% 등이다. 반면 국산차 업체들은 평균 4%대 금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입차 할부금융사 관계자는 "조달 비용과 연체율, 운영 비용 그리고각종 서비스 등을 고려했을 때 금리가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입차는 초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할부금리가 조금 높더라도 차 값을 많이 깎아주는 방식을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수입차 할부금융사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돈을 빌려 고객의 할부금융을 대신 갚아주는 구조로 할부판매를 진행한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4월 1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2%대에 발행했고 벤츠와 BMW도 지난해 말 각각 2.46%와 2.53%의 이율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를 2%대 초반 금리로 발행했음에도 할부 이자를 최대 9%까지 받는 것은 소비자에게 과다 비용을 청구해 부당한 이익을 올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독일 수입차 업체들과 전속 금융사들은 영업이익이 모두 100% 이상 늘었다.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기도 했지만 이런 식의 '땅 짚고 헤엄치기' 영업을 통해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수입차 업체들은 고객들이 얼마나 높은 금리로 할부상품을 이용하는지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

실제로 폴크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전시장에서 견적을 받은 결과, 견적서에는 월 납입금과 할부기간만 표시돼 있고 이자총액과 이율은 명기돼 있지 않았다. 대부분 국산차업체 견적서에 이자 총액과 이자율이 제시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할부구매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수입차를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수입차업체들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올바른판매 가격을 알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usionjc@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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