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 부회장, "한국시장 잠재력 높다…더 많은 관심과 자원 투입"
"그동안 유럽 시장에 치중하다보니 수동변속기에 집중했는데, 이게 실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고품질 자동변속기를 모든 모델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엠마뉴엘 딜레 PSA(푸조시트로앵) 그룹 부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푸조비즈니스센터에 기자들과 만나 한국 및 아시아에서의 사업 계획과 향후 전망등을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은 잠재력 측면에서 푸조의 중요한 시장"이라며 아시아지역의성장세에 맞춰 자동변속기를 모든 모델에 확대하는 한편 파워트레인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닛산과 필립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작년 7월 PSA에 영입된 딜레 부회장은 글로벌 지역에 기반을 둔 PSA의 6개 조직 가운데 현재 인도·태평양 지역을 총괄하고 있다.
그동안 자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 역량을 집중해온 PSA는 작년 중반 전세계시장을 유럽, 유라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중국·아세안, 인도·태평양 등 6개 지역으로 분류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중국 본부에서 관리하던 한국 시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편입됐다. 북미 시장에는 아직 PSA의 발길이 닿지 않고 있다.
딜레 부회장은 "PSA는 유럽에 집중하는 회사여서 다른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는달리 지역 기반이 취약했다"며 "그동안 중국의 성장세가 워낙 급격해 아시아 사업의99%를 중국에 쏟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조직 개편으로 본사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자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지만 '푸조 2008'의순조로운 출시에서 보여지듯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다"며 "올해 말이 되면 일본, 호주 시장과 비교해서도 (한국 시장이)크게 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푸조 2008은 작년 10월 하순 국내 출시 이후지난달까지 686대가 팔리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약 290대가 판매돼 푸조 차량으로는 이례적으로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이 차는 연말까지 판매량이 4천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딜레 부회장은 이어 "공식 수입사인 한불모터스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한국에 PSA 현지법인을 세워) 우리가 직접 시장에 개입하면 비이성적 결정을내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덧붙였다.
푸조와 시트로앵 차량은 작년 국내에서 한불모터스를 통해 모두 3천738대가 팔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작년 국내에서 3만대 이상 차량을 팔아치운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등 독일 업체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에서는 독일차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크고, 한국 업체의 경쟁력도 높아 프랑스차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는 지적과 관련, 그는 "전문가들은 푸조와 시트로엥 차량의 감각적 인테리어, 도로 장악력 등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내린다"고 전하며 "깔끔한 디자인, 타협하지 않는 기술, 라틴 감성이 묻어나는 차체 등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PSA는 내달 2일 개막하는 서울모터쇼에서 푸조 308 해치백, 508 RXH 왜건,시트로엥 C4 칵투스, DS5 등 차량 4종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
딜레 부회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아시아 프리미어 차량을 대거 출품키로 했다며 "서울모터쇼를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ykhyun1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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