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변화에 적응 못하면 없어질 것…정부 정책 의지 중요"
세계적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15일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한국은 통신과 에너지, 수송 분야의기반시설을 크게 변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프킨 교수는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주최한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 포럼에 기조강연자로 나와 "세계적 통신·전자·자동차 업체를 두고 있는 한국은 변혁 자산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지능형 전력망 확대사업처럼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 수송 분야를 융합한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여진다.
리프킨 교수는 "한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전통이 있고 2차 세계대전 후에 보여준경제 발전을 통해서도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한국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선도할 체계를 먼저 구축하고 그 기술을 세계로 수출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언은 리프킨 교수가 주창한 '한계비용 제로 사회' 이론에 토대를 둔것이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점점 현실화하면 '물건을 하나 더 만들 때 드는 추가 생산비용'을 뜻하는 한계비용이 거의 영(零)에 가까워진다는 견해이다. 사물인터넷은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환경을 지칭한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확산과 함께 현실로 자리잡은 경제현상을 리프킨 교수는 '협력적 공유경제'라고 일컬었다.
그는 "10억명 이상이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본 싸이가 한계비용 제로 현상과공유경제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며 "싸이는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고 10억명에게 자신의 음악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음반사 등 과거 패러다임에 묶인 업종은 사양화할 수밖에 없다고 리프킨 교수는 지적했다.
리프킨 교수는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에 100조개의 사물인터넷 기기가 실시간으로 연결돼 전 인류를 연결할 것"이라며 "이미 이런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언급했다.
리프킨 교수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변혁을 점쳤다. 개인이 가정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전력사에 파는 시기가 오면 전력사들은 이렇게 모인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하는 회사로 변모한다는 예상이다.
현재의 대량생산 체제에 익숙한 대기업들도 이런 기류에 발맞춰 바뀌지 않으면없어질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대기업이 만들 제품의 공정 관련 정보를 인터넷으로 확보한 소비자가 3D 프린팅기술로 해당 제품을 만들어내는 환경이 오고, 그 제품 역시 혼자 쓰는 게 아니라 다른 소비자들과 공유할 것이라고 리프킨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공유경제는 지구상의 자원을 덜 사용해야만 하는 기후변화 시대의 유일한대안이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 있다"고 언급했다.
리프킨 교수는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는인상을 받았지만 신재생에너지가 아닌 원전을 새로 세우는 정책 등은 퇴보를 불러올것"이라며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정책적 지원을 강한 의지로 추진해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rayer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