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역' 커브드TV 향연…속삭이는 명령도 알아듣는 스마트홈8K 울트라HD TV 시제품도 공수…집 지키는 로봇청소기 눈길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박람회장(Messe Berlin)에서 막을 올렸다.
8천700㎡가 넘는 단독 전시공간 시티큐브베를린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005930]전시관을 찾았다.
"스페인 건축가 가우디가 그랬죠. 직선은 사람의 것이고, 곡선은 신의 것이라고." 삼성전자 성일경 상무가 '더 파워 오브 커브'라는 전시 콘셉트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전시관 입구에는 프랑스 출신 디지털 아티스트 미구엘 슈발리에가 만든 거대한미디어 아트 전시물 '커브의 기원'이 세워졌다.
그 뒤로는 105인치 커브드 UHD(초고해상도) TV가 놓였다. 1억2천만원짜리 제품이다.
옆에는 삼성이 유럽 시장에 처음 내놓은 105인치 벤더블(bendable) UHD TV가 놓여 있다. 구부렸다 폈다 하는 동작을 시연하자 관람객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성 상무는 올 하반기 유럽지역의 선주문 내역에서 눈에 띄는 수치가 나왔다고말했다. 영국에선 71%, 독일에서도 57%의 소비자가 평면이 아닌 커브드 UHD TV를 사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유럽 UHD TV 시장에선 커브드 제품이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부연했다.
그래서 음향기기까지 휘게 만들었다. 이번 전시회에 들고 온 커브드 사운드바.
8.1 채널을 지원한다고 한다.
스마트홈 서비스 전시 공간으로 넘어갔다.
삼성전자 직원이 직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사무실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도어록을 해제하면 IP카메라에 집안 내부가 잡힌다.
우선 아이들이 왔는지 챙겨본다. 침입자가 없는지 '세이프티 기능'도 가동해본다.
거실 TV 리모컨에 대고 '무비 모드'라고 속삭인다. 순간 거실 조명이 은은해지고 음향은 서라운드 방식으로 바뀐다. 스마트홈이 거실을 영화관으로 만든 것이다.
현지 직원이 침실에서 '자러 갈거야(I'm going to bed)'라고 웨어러블 기기 기어시리즈에다 말을 건다. '윙∼' 소리를 내던 로봇청소기가 동작을 멈춘다. 조명과 TV도 덩달아 꺼진다.
"이건 스마트홈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시연을 맡은 삼성전자 직원이 자신 있게 말했다.
LG전자[066570]는 삼성에 비하면 약 3분의 1 정도인 2천600㎡ 규모로 메세 베를린 본관에다 전시장을 꾸몄다.
입구에 들어서자 77인치 울트라HD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5대 연결해놓은 매끈한 TV 라인업이 한눈에 들어온다.
LG전자 VD사업부 방영운 상무는 "우리는 화질, 사운드, 그리고 쉬운 사용성에중점을 뒀다. 무엇보다 이건 진정한 블랙을 구현한 올레드다"라고 강조했다.
올레드는 후면 광원(백라이트유닛)이 필요 없어 검은색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없앴다. 화소는 '자체 발광'이다.
LCD TV의 경우도 시야각을 180도 가까이 확보했다. 거의 측면에 바짝 붙어서 봐도 색의 왜곡이 없는 IPS(인플레인스위칭) 기술이 LG[003550]의 자랑거리다.
뒤쪽 공간으로 옮겨가자 ƎK'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4K는 풀HD의 4배, 즉 UHD를 말한다. 그렇다면 8K란 다시 4K인 UHD보다 두 배 더선명한 화질이란 뜻이다.
LG전자는 98인치 8K 울트라HD TV 시제품을 베를린으로 공수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비장의 카드 중 하나다.
스마트홈 부문의 이재오 수석은 '집 지키는 로봇청소기'를 소개했다. 홈 가드기능이다.
로봇청소기가 청소만 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카메라가 달려 있어 침입자가 발견되면 '모션 디텍팅'으로 동작을 캐치해 외출 중인 집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즉시 알려준다.
세탁기 코너로 가자 'A+++' 사인이 보인다. 에너지 절감 수준을 기술력의 척도로 치는 유럽시장의 자존심이 바로 'A+++' 등급이라고 한다.
LG전자 세탁기는 A+++에서도 -55∼-40% 수준의 에너지 절감력을 달성했다고 직원이 설명했다.
와이파이와 NFC(근거리무선통신) 태그온 기능도 유럽시장에 결합시켰다.
LG가 IFA를 앞두고 암호명처럼 작명한 '코드제로' 무선청소기.
LG전자 직원은 "코드제로 청소기 4대를 합하면 전기차 한 대를 굴릴 수 있을 정도로 모터의 흡입력이 강하다"라고 소개했다. 모터는 10년을 보장하는 제품이란다.
밑바닥은 솔이 없어 머리카락이 감기지 않는다고 한다. 청소하다가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갑자기 불쾌해지는 고객의 미세한 느낌까지 배려한 제품인 듯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