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현실을 파악하는 것"…'대우차 헐값 인수' 반박
"2028년에는 제가 한국에 와서 자서전을 낼 겁니다. 지난 12년 동안 어려운 도전과제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한국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GM의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27일 창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말이다.
15년 전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비공개 증언이 담긴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저자인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전날 출판기념행사에서 외환위기 직후 대우자동차가 부실 덩어리로 지목돼 미국GM에 헐값에넘어갔다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호샤 사장은 "GM이 대우자동차 인수를 결정했을 때 대우는 33만8천대를 생산했지만, 이제는 20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며 "당시 8천200명이던 직원 수도 약 2만 명으로 늘었고, 수출국도 80여개국에서 150여개국을 증가했다"며 조목조목 이유를 댔다.
호샤 사장은 그러면서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책임은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라며 "저는 자동차업계 경력 40년을 바탕으로 지금 이 순간 한국GM에 있어서 무엇이최선의 선택일지를 고민하고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샤 사장이 이처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올해 들어 그의 경영능력을 입증해줄 만한 '사건'들이 잇따라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상을 완성차업체 처음으로 파업없이 타결한 점과라보·다마스의 생산 재개, 내수 판매 실적 향상 등이 그것이다.
호샤 사장은 이날 다마스·라보 생산 재개 기념식 개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두차종의 생산 재개는 한국GM이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국GM은 지난달에 7월 판매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13개월 연속 성장세다. 국내 내수시장 점유율은 9%대를 유지하고 있다.
호샤 사장은 "다마스와 라보 판매가 재개되면 점유율도 두자릿수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샤 사장은 국내 완성차업체로서는 처음으로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노조에 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현대기아차 등이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아직 갈등을 겪고 있는데 대해선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GM을 대신해 답변하겠다"며 말문을 뗐다.
호샤 사장은 "한국의 대법원이 작년말 통상임금 관련 판결을 내렸고, 그 판결은꼭 지켜야 할 사항"이라며 "GM이 한국에서 하는 것은 법률을 지키는 것,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며, 어느 나라에서든 그 나라 법률을 지키는 것이 GM의 철칙"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호샤 사장은 "최근 3년간 50% 정도의 인건비 상승이 있었다"면서 "이런 점을 볼때 전체 자동차 산업 측면에서 (외국업체가) 한국 진출을 꺼리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호샤 사장은 최근 불거진 말리부 디젤 결함 문제와 관련, "나는 엔지니어 출신"이라며 "유럽과 미국에 있는 지인들을 통해 매연저감필터 등에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를 조속히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품질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실수를 했다면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실수를 빠르게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국적의 호샤 사장은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브라즈 쿠바스 대학에서 기계공학과 산업공학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9년 GM브라질의 제품 개발 분야로 자동차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1993년부터 독일 뤼셀스하임에 있는 오펠 국제기술개발센터에서 근무했다.
2006년에는 한국GM의 전신인 GM대우에서 제품 기획 및 프로그램 관리를 관장하는 부사장에 임명돼 2년간 한국에서 근무했으며 2012년 3월에 한국GM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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