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업계가 마지막 희망의 끈으로 붙잡고 있던 태풍까지 끝났다. 반전은 없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날씨 '운'이 따라주지 않아 제습기 시장에 재고만쌓여가는 상황이다.
제습기가 없어서 못 판 작년과 달리 올해에는 각종 할인행사와 증정행사가 풍성하다는 게 그 방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직매한 제습기 재고를 소진할 때까지 할인행사를 하거나,증정 이벤트를 펼칠 계획을 세웠다.
이마트[139480] 관계자는 "제습기 재고량이 작년의 두 배 수준"이라며 "시즌 끝날 때까지 큰 행사가 열릴 때마다 매장별로 가격 할인 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071840] 관계자도 "재고가 생기면 보관비용이 발생해 부담스럽다"며 "증정행사라던지 할인행사로 재고를 많이 소진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GS샵은 제습기 판매가 부진하자 방송 편성을 축소했다. 작년 5월19일∼7월18일까지 42회 방송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34회만 방송해 횟수가 20% 감소했다.
제조업체에서도 판매가격을 낮추거나, 다른 제품을 살 때 제습기를 얹어 주는이벤트 진행에 분주한 모습이다.
위니아만도는 한국소비자원 평가 제습 효율 1위 기념으로 50만원이 넘는 제습기18ℓ와 16ℓ 제품 각 500대씩 총 1천대를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또 프라우드 냉장고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면 추첨으로 110명에게 제습기, 에어워셔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캐리어에어컨도 1천100만원 상당의 인버터 하이브리드 보일러를 구매한 고객 300명에게 선착순으로 제습기를 증정한다.
삼성전자[005930]는 다음 달 말까지 스마트 에어컨 Q9000 시리즈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인버터 제습기나 이동식 냉방기기 쿨프레소를 무료로 준다.
Q9000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판매한 에어컨의 상당수를 차지할 만큼 잘 나가는제품 가운데 하나이다.
LG전자[066570]는 에어컨과 제습기를 함께 사면 15만 원가량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제습기 사업이 올해 된서리를 맞은 이유는 무엇보다 장마 기간이 짧고 강수량이적은 탓이 크다. 올해 남부와 중부 장마 기간은 각각 28일로 평년(32일)보다 짧았다.
장마 기간 강수량도 남부와 중부에서 각각 145.9㎜와 145.4㎜로 평년(각각 348.
6㎜, 366.4㎜)의 40% 수준이었다.
재고가 늘어난 데에는 제습기 시장에 뛰어든 업체가 급증한 영향도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제습기 제조업체는 열 손가락에 꼽았는데 올해는 위닉스[044340], LG전자, 삼성전자, 캐리어에어컨, 위니아만도, 동부대우전자, 동양매직, 쿠쿠전자[192400], 신일, 코웨이[021240] 등 40여개가 넘는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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