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로 산업 쏠림 심화…석유화학·철강·조선·건설은 위축
'주가 2,080' 시대가 3년만에 다시 찾아왔지만그 사이 우리나라 산업의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의 기둥이었던 전통 제조업의 시가총액이 확 줄어들고 삼성전자[005930] 중심의 IT전기전자 업종으로 쏠림 현상이 지나치게 심화됐다.
4일 재계와 증권시장에 따르면 새 경제팀의 경제활성화 기대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30일 2,080선까지 치솟아 2011년 8월 이후 3년만에 박스권 탈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 3년 사이 국내 산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CEO스코어에 의뢰해 2011년 8월 3일(코스피 2,066.26)과 올해 7월 31일(코스피2,076.12)간의 시장 상황을 비교했더니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1천141.4조원에서 1천194.7조원으로 4.7% 늘어나는데 그쳤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그대로 주식시장에 반영된 셈이다.
그 사이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 수는 775개에서 761개로 14개 줄었다. 상장사 숫자가 3년 사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그만큼 경영 환경의 어려움이 컸다는 점을 방증한다. 시총 100위권 기업을 보더라도 89곳은 그대로 이름을 남겼지만 11개 기업이신규 진입하고 탈락했다.
시총 100위권 기업의 시가총액도 960조원에서 996조원으로 3년전보다 3.7%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가총액 증가분을 보면 삼성전자가 122.7조원에서 197.8조원으로 75.1조원 늘어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000660] 18.4조원, 네이버 14.5조원, 한국전력[015760]11.2조원, SK텔레콤[017670] 9.7조원, 현대차[005380] 6.9조원, 아모레G[002790] 5.
2조원이 늘어났다.
증가율로는 한샘[009240]의 시총이 438.7% 늘어 시총 순위가 221위에서 97위로124계단이나 높아졌고 아모레퍼시픽[090430] 291.2%, 호텔신라[008770] 257.1%, 네이버 142.5%, SK하이닉스 128.1%, 코웨이[021240] 126.8%, 한국가스공사[036460] 109.6%, 한라비스테온공조[018880] 104.0% 순이었다.
이들을 뺀 나머지 대부분 기업의 실적은 변변치 못하다.
포스코[005490]의 시가총액이 29.4조원으로 3년 사이 26.9% 쪼그라들었고 LG화학[051910](19.2조원) 35.3%, 삼성물산[000830](11.5조원) 9.6%, 현대중공업[009540](11.4조원) 60.5%, 롯데쇼핑[023530](10.0조원) 29%, SK이노베이션[096770](9.6조원) 51.4% 줄어들었다.
각 업종을 대표하던 기업들이 지난 3년간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부진 등에 따른 실적악화와 주가하락으로 시총 규모가 대폭 축소된 것이다.
3년새 산업의 변화도 심했다. 3년전에는 IT전기전자, 자동차, 석유화학이 비교적 균형을 이루는 삼분 체제가 형성돼 있었으나 지금은 IT전자만 홀로 독주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업종별 시총 순위는 3년전 IT전기전자(비중 18.2%), 자동차·부품(13.2%), 석유화학(13.1%), 은행(7.7%), 조선·중공업(7.2%) 순에서 지금은 IT전기전자(27.8%), 자동차·부품(12.9%), 은행(7.0%), 석유화학(6.2%), 공기업(5.5%) 순으로변했다.
극심한 업황부진을 겪던 석유화학이 4위로 밀려나고 5위였던 조선·중공업은 11위로 내려앉으며 그 자리를 10위였던 공기업이 치고 들어왔다. 건설업도 12위로 3계단이나 밀렸고 유통업은 15위로 4계단이나 주저앉았다.
실제 석유화학 업종의 시총이 126.2조원에서 61.9조원으로 50.9%나 줄어들었다.
이어 조선·중공업은 50.7%, 운송 27.6%, 철강 27.4%, 상사 25.6%, 여신금융 20.4%,건설 18%, 유통 9.6%, 은행 4.8%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시총 비중 2위인 자동차·부품 업종도 127.1조원에서 128.5조원에서 1.1% 늘어나는데 머물러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거느린 IT전기전자 업종의 시총은 175.1조원에서276.7조원으로 58.1% 증가하며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년전보다 9.5% 포인트나 상승했다.
IT산업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았던 서비스업종의 시총도 24.1조원에서44.6조원으로 84.6%나 증가하면서 시총 비중도 4.5%로 3년새 2.0% 포인트 커졌다.
식음료업 시총은 57.2%, 공기업 47.0%, 통신업 38.7%, 생활용품 37.0%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전통적 굴뚝산업이 크게 위축된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의해 경제성장세가 유지되는 듯한 착시현상에 빠져있는 셈이다.
시총 100위권에 포진한 업종별 기업수를 보더라도 IT전기전자업종의 기업은 7개에서 8개로 증가한 반면 석유화학 업종은 14개에서 10개로 4개나 줄었고 철강은 6곳에서 4곳으로, 운송은 4곳에서 2곳으로 2개 감소했다.
임상혁 전경련 본부장은 "지난 3년새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의 변화가 극심했다"며 "상당수 기업들이 한계에 봉착해 문을 닫았고 산업의 지형도 IT전기전자 위주로재편되는 등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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