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장을 지내고 미도파백화점을 운영하며 '재계의 마당발'로 통하던 박용학 전 대농그룹 회장이 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강원 통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35년 원산상고를 졸업한 뒤 기계회사와 비료회사 등을 잇따라 설립·운영하며 모은 돈으로 1955년 대농그룹의 전신이자 곡물·비료 수출입 업체인 대한농산을 세웠다.
이후 태평양방직과 금성방직, 한일제분 등을 잇따라 사들이며 제분·방직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갔고 1973년 ㈜대농을 설립, 사업체를 한 데 모아 그룹사로 키웠다.
1971년 미도파백화점이 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대농은 유통 중심 대기업으로 거듭났다. 1970년대 초 오일쇼크를 견디지 못한 ㈜대농은 법정관리 체제로 접어들었으나 10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기도 했다.
고인이 1989년 아들인 박영일 전 대농그룹 회장에게 경영을 넘긴 뒤 그룹은 미도파건설을 비롯해 10여개사를 설립·인수하며 확장을 거듭한 끝에 1990년대에는 재계 30위권 반열에 올랐다. 1989년 내외경제신문과 코리아헤럴드를 인수, 미디어부문에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과도한 차입을 동원한 사세 확장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1997년신동방그룹과 성원그룹에서 미도파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려 하자 이를막느라 거액을 쏟아부으면서 대농그룹은 1998년 주력기업의 최종 부도처리와 함께그룹이 와해됐다.
고인은 1980∼83년년 한국섬유산업협회장을 지냈으며 1991년부터 1994년까지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아들 박영일 전 회장과 딸 선영·은희·경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이며 발인은 4일 오전 7시30분이다. ☎ 02-3010-2295 prayer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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