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도 위기극복 당부 메시지…사별로 경영혁신 모색키로
SK그룹 최고경영진들이 최근 1박 2일간 내부 합숙행사를 갖고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위기 타개 방안에 대해 '끝장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선 옥중에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메시지도 공개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명이 지난달 27∼28일경기 용인 SK아카데미에서 진행한 비공개 워크숍에서 최 회장의 CEO들에 대한 격려와 당부의 메시지가 담긴 메모가 공개됐다.
최 회장은 "경영 환경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 열심히 뛰어 주고 있는 경영진과구성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격려하며 "SK의 역사가 위기 극복을 통해 성장해온만큼 이번 위기도 잘 극복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김창근 의장을 중심으로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해 현 어려움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CEO들이 워크숍을 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해듣고 면회를 온 한 임원에게 이런 메시지가 담긴 메모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워크숍은 최 회장이 지난 2월말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뒤 처음 진행되는 그룹 최고경영진의 모임이어서 그룹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SK그룹은 매월 한차례씩의 계열사 CEO 회의나 매주 열리는 비상경영협의체 회의를 통해 주요 경영현황을 보고받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으나 그룹최고경영진들이 대거 참여한 이틀간의 합숙토론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SK측은 "극심한 경영악화 상황에 최태원 회장의 장기부재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내부적으로 불안해하는 모습마저 나타났다"며 "내부적인 위기 극복의지를 제고하고 집단지성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현재 SK 내부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장기침체에 석유화학산업의 부진, 통신시장의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 등으로 경영환경이 극도로 어려워져 이에 따른 최근 경영실적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나머지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경영환경이 최악이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틀간의 워크숍은 현재의 경영위기 상황을 점검하는 1차 토론과 현재의 3년 주기 경영계획(TO-BE 모델)의 유효성을 살피며 향후 경영방향을 모색하는 2차 토론으로 이뤄졌다.
먼저 SK CEO들은 최 회장의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그룹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 외부와 시장에서의 우려가 크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최 회장이 과거에 닦아놓은 사업들이 최근 하나둘씩 결실을 보는 것을 상기하며 최 회장의 역할을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경영진들은 아쉬움을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CEO들은 이어 현재의 3년 주기 TO-BE모델로는 현 경영성과 수준의 위기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생존과 성장을 위한 TO-BE모델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SK 관계자는 "현재의 구도로는 위기 상황이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이모아졌으며 앞으로 경영혁신 방안은 계열사별로 구체화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 하절기를 시작으로 SK 계열사별로 다양한 경영개선과 혁신의 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마지막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지금의 경영환경은 생존의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SK에 새로운 도전정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에 '치열함'과 '냉철함'을 주문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