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최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에 연산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멕시코 주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가 2016년 완공할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이 지어지면 기아차의 여섯 번째 해외공장이자, 남미지역에 들어서는 첫 번째 공장이 된다.
예전 같으면 대대적으로 홍보할 일이지만, 현대기아차는 이를 외부에 알리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멕시코 주정부와 MOU를 체결하더라도 언론에 공식 자료를배포할지 말지를 고심 중이다.
현대차[005380]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해외공장을 짓는 게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정부도 좋아하지 않는 것 같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기업들, 해외공장 건설 잇따라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최근 해외 생산기지 건설 계획을 앞다퉈 밝히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북부 박닝성에 10억 달러 규모의 모바일 디스플레이모듈공장을 설립한다.
최근 박닝성 당국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출한 투자제안서를 승인함에 따라 이달중 삼성전자[005930] 제1 휴대전화공장의 잔여부지 46.28㏊에 모듈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공장 설립 후 첫 4년 동안 법인세를 100%, 이후 9년간은 50% 감면해준다.
현대차도 멕시코 공장 이외에 중국 서부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4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고, 기아차는 중국에서 3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공장 건립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올해 54.2%에서 2016년에는 57.4%로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도 미국 조지아주에 총 3천500만달러를 들여 현지 근로자 350명을 고용할 수 있는 자동차 시트 공장을 건설 중이다.
LG화학[051910]은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난징시정부와 MOU를 체결했다. LG화학은 내년 말부터 연간 10만여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있는 배터리를 본격 양산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161390]는 내년 1월 미국 테네시주에 8번째 공장을 착공한다.
넥센타이어[002350]도 체코에 1조2천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체코 자테츠지역에 65만㎡ 규모 부지를 확보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승인을 받는 대로 공사에 들어간다.
금호타이어[073240]는 미국 조지아주에 2016년 초 준공을 목표로 약 4억1천300만 달러를 투입해 연간 400만 개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동국제강[001230]이 브라질에 건설 중인 연산 300만t 규모의 고로제철소는 현재 54%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산업공동화 우려…'유턴' 유인책 만들어야" 기업들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풍부한 노동력과 싼 인건비, 세제 혜택과부지제공 등 현지 정부의 지원, 시장 접근성 등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현지화 전략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직접 현지에 들어가 고용을 일으키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그 시장에서 물건을 잘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와 높은 인건비, 비싼 토지 비용 등을 이유로 공장을지을 엄두도 못 낸다는 게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1996년 아산공장 설립 이후 국내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지않았다. 삼성전자도 2012년 6월 화성캠퍼스에서 반도체 17라인 기공식을 연 이후 국내에서 더 이상의 공장 신설은 없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토지비와 인건비가 경쟁국보다 높은 데다 각종 환경 및 수도권 규제, 반기업 정서까지 겹쳐 기업들이 수익성을 낼 만한 공장입지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투자가 해외에만 집중될 경우 국내 일자리 창출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서비스업이 아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산업 기반인 제조업이 빠져나가면 산업공동화로 인해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은 더욱 약화할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제조업이 빠져나가면 그만큼 국내에서 일자리가줄어들게 된다"며 "이는 가계의 소득악화와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기업들은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 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는기업들이 해외진출을 모색하면서 우리 정부의 눈치를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규제완화 등 기업들의 발길을 국내로 되돌릴 수 있는 각종 유인책이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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