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쌍용차는 반대 vs. 르노삼성·수입차는 내심 반겨
내년 시행을 앞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놓고정부 부처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 국내 완성차업체에서도 다른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차량, 즉 연비가 낮은 차량을구매할 때는 부담금을 물리고, 이 부담금을 연비가 좋은 차량을 구매하는 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최근 저탄소차 협력금제도가 시행되면 국내 자동차업계의 경쟁력만 약화시킬 것이라며 제도 시행을 전면 재검토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완성차업체 가운데 대형차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차[005380]와 쌍용차[003620]가 특히 이 제도 도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정부 산하 3개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과 산업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제도 도입 첫해인 2015년에 에쿠스5.0, 체어맨3.2, 벤츠 S500 등을 살 때 400만 원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반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인 쏘울, SM3, 스파크, 레이, BMW i3등을 구입할때는 1천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보조금 또는 부과금이 해당되지 않는 중립구간에는 아반떼, 소나타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에쿠스와 체어맨 등 대형차의 경우 부담금만큼 차량 가격이 오르면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때문에 현대차와 쌍용차 등이 반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완성차 5개업체의 입장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프랑스에 모기업을 둔 르노삼성자동차는 저탄소차 협력금제가 시행되기를 내심바라고 있다.
이미 르노그룹에서 이 제도 시행에 대비해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전기차에 대한 투자도 상당 부분 이뤄졌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다운사이징 엔진을 적용하고, 상대적으로 비싸긴 하지만 연비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을 적용하는 등 이미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2016년에 연비를 대폭 개선한 SM5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5의후속 모델을 각각 내놓을 계획이다.
물밑에서는 제도 시행에 대비하면서도,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다 보니 르노삼성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끓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강력한 견제를 받는 수입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국내 업체들은 최근 수입차가 내수시장을 급속히 잠식한 가운데 보조금 혜택까지 받을 경우 유럽과 일본 등 친환경 수입차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들은 대부분 연비가 좋기 때문에제도 시행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가솔린 위주의 국산 대형차들은 살 때마다 소비자들이 일종의 벌금을 내는 것과 같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고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도 시행을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정부의 기간산업 보호라는 명목 아래 그동안 친환경 기술개발 등에 소홀히 했던 것은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fusionjc@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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