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2년 동안 한국산 가전제품 대미 수출은 고전을 거듭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코트라가 분석한 미국 국제무역관리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 가전제품의 대미 수출액은 6억3천483만달러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2010년 10억4천362만달러, 2011년 9억2천271만달러, 2012년 8억7천608만달러에이어 지난해까지 내리막길을 걸어온 것이다.
특히 세탁기·냉장고·에어컨·식기세척기 등 '백색가전'의 수출이 저조했다.
백색가전의 대미 수출 규모는 2010년 7억2천866만달러, 2011년 6억4천488만달러, 2012년 5억8천310만달러에 이어 지난해 3억8천4백16만달러로 꾸준히 줄었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위축된 미국 주택시장이 아직 살아나지 않고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타격이 큰 품목은 세탁기다. 세탁기는 백색가전 대미 수출액의 44%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품이다.
관세청이 집계한 가정용 또는 세탁소형 세탁기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3억4천927만달러로 전년보다 40% 감소했다.
세탁기 수출액은 2010년 7억2천149만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1년 6억7천735만달러, 2012년 5억8천414만달러로 서서히 줄었다.
지난해 감소폭이 큰 이유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현 동부대우전자) 등 한국산 세탁기 제조업체에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ITC는 지난해 1월 이들 업체가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가정용 세탁기는 정부 보조금과 덤핑 덕에 저가에 팔린다고 판단해 높은 관세를 물렸다.
대우일렉트로닉스에 82.41%, LG전자에 13.02%, 삼성전자에 9.29%를 반덤핑 관세로 부과했으며, 보조금 지급 판정에 따른 상계관세는 대우일렉트로닉스 72.30%, LG전자 0.01%, 삼성전자 1.85%씩 부담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한국산 세탁기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10년 43%에서 지난해 20%대로 떨어졌다는 게 코트라의 설명이다. 그 틈새를 중국산 제품이 비집고 들어왔다. 2010년7%에 불과하던 중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2%로 치솟았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산 세탁기뿐만 아니라 냉장고와 에어컨의 미국 수출도 지난해 각각 42%, 8%씩 감소했다.
백색가전 가운데 유일하게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식기세척기다. 지난해 4천467만달러로 전년(2천134만달러)보다 78% 늘었다.
반면 TV 수출은 2012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 TV의 대미 수출액은4천63만달러로 전년(2천134만달러)보다 90% 증가했다.
김병우 워싱턴무역관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한국산 백색가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절차 판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8월 덤핑 조사방식과 상계관세 근거인 보조금 판정에 부당한 측면이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
runr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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