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업체에 유리…삼성·LG에도 기회"
재기를 노리는 일본 전자업체 소니가 대외 신용도추락에 발목이 잡힐지 국내 전자업계도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27일 "소니의 추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놀라운 사건은 아니다"며 "최근 엔저를 발판 삼아 TV 시장 등에서 재기 움직임을 보였는데 신용도 하락이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엔저 등의 효과에 힘입어 2012년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울트라HD(UHD·초고해상도) TV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면서, 일각에서는 한때 세계 TV 시장 최강자였던 소니가 재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2012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르면서 8년 연속영업적자를 낸 TV 사업을 2년 후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4'에서는 2년 후 스마트폰 판매를 2배 늘려 세계 3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니의 낙관적인 전망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냉정하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날 소니의 신용등급을 '투기(junk) 등급'인 Ba1로한 단계 낮추면서 TV는 물론 PC,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 주력 제품 분야에서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피치는 앞서 2012년 말 소니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인 'BB-'로 세 단계나 떨어뜨린 바 있다.
대외 신용도 하락은 무엇보다 엔저를 앞세워 마케팅에 화력을 집중하려는 소니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소니의 브랜드력 약화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국과 중국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추락은 무엇보다 삼성·LG전자를 추격하고 있는 중국 전자업체들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며 "중간에 낀 일본을 제친다면 한국을따라잡는 것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을 비롯해 나이가 많은 소비자 층에서 여전히 소니에 대한 선호도가 꽤 높기 때문에 신용등급 추락이 브랜드력 약화로 이어진다면삼성·LG 등 한국 업체들도 시장 입지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니는 1980년대 '워크맨' 열풍에 힘입어 전성기를 누렸지만 후발주자인 애플의아이팟에 시장을 내줘야 했다. TV와 게임기 사업에서도 각각 삼성·LG전자와 닌텐도에 뒤처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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