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레이스라는 다카르랠리에서 3년 연속 우승한 차답다. 오프로드를 달릴 기회는 없었지만 스포츠카 못지않은 온로드 주행력은전천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임을 실감나게 한다.
폴크스바겐이 모든 기술력을 투입해 개발했다는 대형 SUV 투아렉을 시승했다. 2002년 1세대 이후 11년만에 풀체인지된 차량이다. 1세대보다 길어지고 넓어졌으면서도 한층 날렵해지고 가벼워졌다.
시승 모델은 투아렉 V8 TDI R-라인으로 배기량 4천134cc에 최고출력 340마력,최대토크 81.6kg.m로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가까이 다가서 보니 전면부 그릴이 다소 위압감을 주기도 하지만 친근하면서도우아함이 깃든 정제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투아렉은 폴크스바겐 특유의 쉽게 질리지 않으면서 자동차의 기본과 정석만을모아놓은 듯 정제된 이미지로 다가온다. 세단에 대한 폴크스바겐의 철학이 골프에녹여있다면 투아렉에는 SUV 철학이 투영돼 있다.
일산에서 곤지암까지 90여㎞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달려본 투아렉은 2t이 넘는 덩치로 육중한 가속력을 보이며 코너링 때 쏠림이나 출렁거림을 억제한 안정감이 일품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큰 차답지 않게 치고나가는 힘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페달을 밟기가 더 조심스럽다. 5.8초만에 시속 100㎞에 이른다는 성능이다. 이 정도면 포르쉐 911카레라와 비슷한 수치다.
페달을 밟으면 박진감 있게 그르렁대는 사운드는 운전자를 자극한다. 순항할 때는 소리가 잦아들면서 세단같은 느낌을 낸다.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에도 상당히 신경을 썼다.
속도를 계속 올려봐도, 코너링을 할 때도 별다른 흔들림없이 안정적이다.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 기능은 도로, 속도, 주행성격에 맞춰 안락한 승차감을 준다.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4모션이 전륜과 후륜에 독립적으로 구동력을 전달하기때문인지 노면에 단단히 붙어 달리는 느낌의 접지력도 탁월했다. 겨울철 고급 레저활동을 즐기는 가족에게 특히 활용성이 높을 것 같다.
브레이킹을 할 때 SUV답지 않게 빠른 응답성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자갈이나 모래밭, 모래가 깔려있는 아스팔트에서 제동거리를 최대 20%까지 줄였다는폴크스바겐의 설명이 뒤따랐다.
폴크스바겐은 투아렉이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온로드 성능, 동급 최강 오프로드성능, 럭셔리 세단과 동등한 승차감 3가지를 한데 융합시키는 것을 목표로 만든 차라고 설명했다.
2009년 디젤 모델로는 최초로 다카르랠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3년 연속 최강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주행성능뿐만이 아니다. 능동형 안전정치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할 때 위험이 감지되거나 사고가 예상되는 순간 차가 스스로 멈춰서고 안전벨트를 조여주는 영민함을 보여준다.
카메라 4개로 운전자가 차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보여주는 탑뷰(Top View) 기능은 주차할 때 매우 유용했다.
결론적으로 투아렉의 느낌은 단단하면서도 세련되고 단정한 이미지로 종합된다.
결함이라면 1억880만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가격(V8 TDI R-라인 모델 기준)이지만 성능과 사양은 충분히 그 값을 하고도 남는다는 생각이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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