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박세리를 연상시키는 차량이었다. 튼튼한 하체와 유연한 허리로 요약되는 신형 제네시스는 기존 현대자동차[005380]의약점을 훌쩍 뛰어넘는 혁신성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17일 광주공항에서 F1 주경기장인 영암 서킷까지 약 100㎞ 구간에 걸쳐 신형 제네시스의 시승회를 열었다.
시내 구간과 고속도로 주행을 통해 신형 제네시스는 노면에 달라붙다시피 유연하게 움직이는 느낌이 최대 강점으로 다가왔다.
단단한 차체를 토대로 조향성능을 개선시키고 코너링시 쏠림 현상인 횡강성을강화시켜 기존 현대차와는 다른 획기적인 진전을 보였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면서 눈에 거슬리지 않은 고급스럽고 편안한 디자인은 오랫동안 지켜봐온골프의 전설 박세리를 또다시 떠올리게 했다.
시승한 차량은 3,800cc 가솔린 V6 GDI 엔진을 탑재한 G380 프레스티지 모델로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4륜구동 에이치트랙을장착했으며 복합연비는 8.5㎞/ℓ였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전문 드라이버가 모는 신형 제네시스의 옆자리에 동승해서킷을 돌았을 때 다소 울렁거렸던 느낌과는 확연히 달랐다. 오너 드라이버용으로설계됐다는 현대차측 설명이 이해가 갔다.
직접 몰아본 신형 제네시스는 안정적인 주행감과 강력한 성능으로 자동차의 기본에 가까이 다가가려 애쓴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2t에 이르는 차량 무게만큼이나 정지한 뒤 출발할 때의 순발력은 다소 뒤쳐졌으나 속도를 올릴수록 중후한 가속력이 일품이었다. 코너 구간에서의 안정감은 신형제네시스가 경쟁상대로 삼은 독일차에 버금갔다.
한마디로 운전하는 재미가 느껴졌다.
시승회에서는 신형 제네시스 출시 이후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등 독일차 '빅3'의 판매량이 17% 가량 감소했다는 전언도 곁들여졌다.
영암 FI 서킷에서 만난 한 인스트럭터도 신형 제네시스가 1세대와는 달리 코너링시 출렁거림을 잡아주는 차체의 안정성을 최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전문 드라이버들이 최근 안산 스피드웨이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BMW 528i를놓고 슬라럼(곡선주행)으로 비교 시승했더니 제네시스가 주행안정성 면에서 훨씬 나았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교차로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다 옆 차선의 택시기사가 창문을 내리고 신형 제네시스에 관심을 보인다. "이전 제네시스처럼 후륜 구동이냐"는 물음에 "4륜 구동"이라고 답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가속구간에서의 기분좋은 엔진음은 마치 성능좋은 디젤차를 모는 느낌이 들게했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30㎞ 이상을 훌쩍 넘는 속도에서도 풍절음을 들을 수 없을정도의 흡음 능력도 안정적이었다.
다만 시승도중 여러가지 테스트를 위해 거칠게 운전한 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시승을 마친 뒤 나온 6.4㎞/ℓ의 연비는 다소 아쉬웠다. 프리미엄 차량을 표방한다고해도 선택의 폭이 없이 연비를 지나치게 희생시킨 것은 아닌지 다소 의문이 들었다.
뒷좌석이 앞좌석보다 다소 높은 위치에 있는 점도 불만이었다. 뒷좌석에 탄 가족들의 안정적인 탑승감을 해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기본기에 충실하려 애쓴 것만큼이나 다양한 편의사양들은 이런 불만을충분히 상쇄시켜주고도 남는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능이 마음에 들었다. 운전석 앞유리창에 속도나 내비게이션 방향 정보를 표시해 시선을 크게 옮기지 않을 수 있었다.
좁은 장소에 주차할 때 차 주변 360도의 경관을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이나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트렁크 주변에 3초간 있으면 트렁크가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도 활용 가치가 높아보였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신형 제네시스 사전 계약 이후 누적 계약 대수는 16일현재 1만2천대에 육박하고 있다. 1세대가 계약 초반 하루 평균 210대 계약된 것과비교해 2세대 신형 제네시스는 530대로 판매속도가 3배 이상 빠르다.
시승회에 참석한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 실장(이사)은 "신형 제네시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며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 46년 역사의산물로 모든 기술을 집대성한 대표 모델"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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