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시리즈·올레드TV 등 제품 경쟁력 배가기본·내실 역점…성과주의 인사로 '체질개선'
"지금 베이식(기본)이 많이 무너져 있습니다. 독하게 다시 세우려고 합니다" 2010년 10월 '독한 LG전자'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했던 '구본준호(號)'가 다음달 1일로 만 3년을 맞는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당장의 실적 개선보다는 체질 개선에역점을 두며 변화의 바람을 주도해왔다. 그에 따른 성과가 세계 경제 불황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각종 시장 선도 제품과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회복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 구원투수로 등판 LG전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 속에서도 휴대전화와 TV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 2조7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어닝서프라이즈는 금새 어닝쇼크로 바뀌었다. 2010년 휴대전화 사업에서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도의 10분의 1도 안되는 1천700억원으로 급감했다.
2009년 하반기부터 급팽창한 스마트폰 시장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이추락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에 책임을 지고 남용 부회장이 사퇴하면서 구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로부터 2년. 와신상담 끝에 LG전자는 그룹 역량을 총결집했다는 뜻에서 '회장님폰'으로 불린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를 지난해 하반기 출시하면서 재기의발판을 마련했다. LG전자 휴대전화 사업은 지난해 3년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올 초 후속작 'G프로'까지 호평을 받으면서 LG전자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1천만대 넘는 스마트폰 판매고를 올렸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3%로 세계 3위로올라섰다.
지난달 출시한 'G2'는 혁신적인 디자인에 한층 높아진 완성도를 앞세워 역대 가장 많은 세계 130여개 이동통신사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유통과마케팅을 확대한다면 2위 자리를 놓고 애플과 겨룰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 기본과 내실이 제품 경쟁력으로 LG전자의 재기는 뒤처진 휴대전화 사업을 너무 늦지 않게 스마트폰 위주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는 구 부회장 체제가 들어선 후 품질과 연구개발(R&D) 등 기본과 내실을 강조하며 '독하게' 추진해온 체질개선 노력의 결과로 평가된다. 체질 개선이 배가된 제품 경쟁력으로 결실을 맺은 셈이다.
제품 경쟁력 제고는 가전 부문에서는 발휘돼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과 수익성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3'에서세계 최대 77인치 울트라HD(초고해상도) 곡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앞서 올 1월 55인치 올레드 TV와 4월 55인치 곡면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기존 풀HD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84인치 울트라HD TV도가장 먼저 내놨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에서도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 4.7%로 2∼4% 수준인 유력한 글로벌 경쟁사들을 앞섰다.
◇ 성과주의 인사로 '체질 개선' 구 부회장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원칙 하에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는성과주의 인사를 체질개선의 수단으로 삼았다.
이는 시장 선도 성과 창출에 기여한 직원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으로 이어졌다.
이달 초에는 신개념 모바일 프린터 '포켓포토'에 대한 아이디어를 낸 사원을대리로 특진시키고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포상금을 지급했다.
올 초에는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3년만에 실적에 따른 경영성과급을 지급했다.
과감한 R&D 투자와 함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비를 2010년 1조6천억원, 2011년2조원, 2012년 2조2천억원으로 매년 10% 이상 꾸준히 늘려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에는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자동차부품 사업을 전담하는 VC(Vehicle Components)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와 함께 태양광, 수처리, LED조명 등 친환경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
◇ 해결 과제 산적…"G2 성공이 변수"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많다. 스마트폰에서 추격의 고삐를 죄고있긴 했지만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경쟁사들과 경쟁하며 시장 입지를 넓히려면 상당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해 외형 확대와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잡을 지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로 주어졌다.
TV에서는 차세대 제품에 대한 주도권을 어떻게 유지할 지가 관건이다.
차세대 올레드TV의 경우 시장 선도에는 성공했으나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돼수익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울트라HD TV는 저가형 제품을 앞세운 일본과 중국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고비를 넘기고 회복 궤도에 오르긴 했지만 마음놓기는 이르다"며 "당장 G2가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둘 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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