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검찰수사 이어 조세피난처 명단 공개에 '전전긍긍'반기업 정서 확산·기업 이미지 타격 우려도
검찰의 CJ그룹 역외탈세 및 비자금 수사에 이어22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인사들이 공개되자 재계는 숨을 죽인채불안감에 떨고 있다.
독립 인터넷언론 뉴스타파는 이날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부인,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의 실명을 지목했다.
심상찮은 시선이 일제히 이들 기업체로 쏠린 가운데 국세청도 곧바로 이들의 탈세 여부 조사에 착수할 태세다.
국세청은 역외탈세 조사를 통한 세수 확보에 주력하며 이번 조세피난처 관련 발표를 유심히 지켜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가 오는 27일 재계 임원 등이 포함된 2차 명단을 발표하는 등 매주 한두차례씩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대기업들은 당분간 긴장의 끈을 바짝 죌수밖에 없게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역외탈세 불법성은 조사를 해봐야 하는 사안이지만 그 자체로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여론의 흐름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재계에 너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탈세를 했다는 의혹이 반기업 정서로 확산돼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이나 정치권의 법안 경쟁이 더 가열될 수 있다는 점도 재계는 걱정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대기업 신규 순환출자 금지, 공정거래위 전속고발권 폐지, '갑(甲)의 횡포' 제재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재계는 특히 검찰이 CJ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비자금 수사에 착수하자 경제비리 사정(司正)의 흐름이 대기업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SK와 한화 그룹 오너가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실형을 받은 상황에서 이번 검찰의 칼끝이 오너 일가를 향하고 있다는 점도 긴장의 강도를 높이는 대목이다.
역외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이 있는 대기업이 CJ 외에도 3∼4곳이 더 있다는소문도 나돌아 분위기는 더더욱 흉흉하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마디로 두려운 심정"이라며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전방위에 걸쳐 검찰수사와 세무조사, 여론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남양유업 사태에서 보듯 여론의 흐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갑을' 관계에 대한 사회적 비판으로 확산되며 남양유업은 큰 위기에 처해있다.
재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저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의 입법 움직임에 이어 검찰 수사, 역외탈세 조사까지 진행되며 기업활동이극도로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기업 간부는 "정부 한쪽에서는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라고 하고 또 한쪽에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기업활동이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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