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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원점 재검토'…경제 컨트롤타워 공백 더 길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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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긴급 현안 즐비…"한시가 급하다, 임명 서둘러야"불안한 동거·리더십 불확실성 길어지면 '위기' 가중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최순실 사태' 수습을 위해 택한 '김병준 국무총리' 카드를 사실상 철회하면서 경제 사령탑인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총리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각각 내정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회 추천 총리 수용을 공식화한 만큼 김 총리 내정자와 협의를 통해 발표한 임 부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도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임종룡 경제부총리 및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 모두 인사청문회 절차가 시작되지 않아 이들의 거취 문제 역시 국회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경제 위기 상황임을 감안해 경제부총리 청문회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정치와 경제는 별개'라는 의견도 있어 임 내정자가 예정대로 임명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부처의 1급 간부는 "미국 대선, 미국의 금리인상, 가계부채,구조조정 등 긴급 현안이 즐비한데 이제 와서 경제부총리 임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면 경제가 제일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더 가중시킨다"고 걱정했다.

◇ "경제 불확실성 해소 위해 부총리 임명 서둘러야" 총리 지명을 둘러싼 청와대와 국회, 여당과 야당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것과 별개로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커지면서 경제 컨트롤타워인 부총리 임명을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면서 새 경제사령탑으로 발탁된 임 내정자의 경제부총리 임명도 불투명해졌다.

청와대는 임 부총리 내정자와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 "국회와 상의해서 결정해야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 내정자의 부총리 임명이 불투명해지면서 현 부총리인 유일호 경제팀이 당분간 정책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미국 대선과 금리인상 전망,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등 대외 위험요인에 더해 내년도 예산안 처리, 경제정책방향 수립 등 국내 현안이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가 4분기 '성장절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누가 맡아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면 경제위기는 고조될수밖에 없다.

기재부 등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에서도 하루빨리 청와대와 정치권이부총리를 임명해 혼란을 조기에 해소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경제정책에 있어서만큼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부총리 인선을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김 총리 내정자의 지명이 철회되더라도 임 부총리 내정자는 예정대로 임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 경제팀의 일원인 금융위원장을 맡아 정책 일관성과 연속성 측면에서 적임자인데다 기재부 차관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도 기재부 사정과 경제정책에밝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인데다 정치색이 거의 없는 정통 경제관료라는 점, 정권의 장악력 실종으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구원투수 역할에 다른 적임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야당 입장에서도 반대만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다만 가계부채 확대와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관련해 임 내정자의 책임론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다.

다른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새로운 정책이아닌 위기관리와 경제정책 기조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기존 정책을 맡아오던 관료가 (경제사령탑을) 맡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관가 분위기를 전했다.

◇ 임종룡 내정자 철회? 유지?… 당분간 공백 불가피 한시라도 빨리 어수선한 분위기가 수습되기를 바라는 관가의 기대와 달리 당분간 유일호 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회 논의나 결정이 있기 전까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내정자 신분으로 있는 '이원체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가 총리 후보를 추천해 임명하고 당시 총리가 실질적인 각료 임명 제청권을행사, 부총리를 발탁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임 부총리 내정자 입장에서 섣불리 물러서기도, 그렇다고 나서서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을 맞게 됐다.

일단 임 내정자는 부총리 내정 이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장 집무실로 출근하면서 주중에는 금융위 업무를, 주말에는 기재부 현안을 파악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차기 금융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위 업무를 손에서 놓기 어려운만큼 주말을 이용해 기재부 업무를 파악해 왔다.

지난 5일에는 기재부 경제정책·국제금융·세제 담당 국장들과 상견례를 했고,6일에는 예산·재정관리 분야 국장들로부터 현안을 보고받았다.

이런 정식 보고 외에도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기재부 간부들은 유일호 부총리 뿐 아니라 임종룡 위원장에게도 함께 보고하고 있다. 보고서를 통하거나 1청사로직접 찾아가 보고하는 형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전 최경환 전 부총리나 유일호 현 부총리와 달리 임 내정자는 현직 금융위원장인 만큼 상황이 다르다"면서 "금융위 업무에 주로 집중하면서 조용히 현안을 파악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결국 국회에서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정이 완전히 확정돼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단계가 되면 각실국에서 현안을 포함해 수시로 내정자에게 보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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