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2배 넘어…부동산·내수경기 민감업종에 쏠려 위험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취업난, 기업 구조조정등으로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중 40%가 부동산 관련 업종에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고 공급과잉으로 인해 부동산경기가 주저앉으면 이 부분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기업평가가 24일 국내 12개 일반은행의 업무보고서를 토대로 개인사업자 여신을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말 현재 부동산업 및 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9.4%로 가장 컸다.
제조업이 17.3%로 뒤를 이었는데 제조업 내의 업종별 비중은 기계장비가 3.5%,금속가공제품 2.9%, 섬유제품·의복 1.7%, 자동차 및 트레일러 1.3%, 고무·플라스틱 1.2% 등이었다.
제조업에 이어 도소매업이 16.0%를 차지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10.5%였다.
이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6.1%였고 협회·단체·기타 개인 서비스업3.0%,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과 건설업이 각 1.2%, 운수업 0.8% 등을 차지했다.
이처럼 개인사업자 대출이 대부분 부동산이나 내수경기에 민감한 업종에 치우쳐있어 경기 부진으로 인한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및 내수경기에민감한 업종 위주로 구성돼 있어 향후 경기침체 또는 주택 및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건전성이 악화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12개 은행의 지난 6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 여신은 총 185조5천억원으로 작년 말177조7천억원보다 7조8천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344조1천억원)과 비주택담보대출(127조4천억원)에 개인사업자 대출을 합친 전체 가계여신 471조5천억원의 17.7%를 차지했다.
저금리 덕에 아직은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중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연체율(6월 말 기준)이 1.0%로 비교적 높았고 제조업과 도소매업, 운수업 등이 0.6% 수준이었다.
하지만 개인사업자는 부채의 증가속도가 빠르고 부채의 질도 악화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받은금액은 작년 상반기 29조8천억원에서 올 상반기 39조7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용도가 악화되는 개인사업자가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밀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의 가구당 평균 부채는 2012년 7천960만원에서 작년 9천392만원으로 3년 새 18% 증가해 같은 기간 상용근로자의 부채 증가율 12.9%보다 월등히 높았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도 지난해 상용근로자는 21.5%였던 반면자영업자는 30.6%로 집계됐다.
김정현 전문위원은 "기업 구조조정 확대로 담보비중이 높고 마진도 양호한 개인사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부동산 및 내수 민감업종 위주여서 건전성 저하우려가 크고 여신심사 기준도 은행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금융감독당국의실태 점검 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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