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까지는 용선료 조정과 선박금융유예 협상에서 '잠정 결론'을 내려던 한진해운[117930]이 여전히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의 조건인 채무조정과 자체 자금조달 방안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지나고 있어,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달 말까지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조정협상, 해외 금융사를 포함한 선박금융 유예 협상에서 답변을 받으려 했으나 결론을도출하지 못했다.
한진해운은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1조~1조2천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부족한 자금을 한진해운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경영 정상화를 지원할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용선료를 27%가량 조정하면 부족자금이 1조원 수준으로 줄어들고,선박금융 만기를 연장하면 부족자금을 3천억~5천억원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고 보고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003490] 등 한진그룹 계열사의 유상증자로 4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 부족자금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채권단에서는 이와 같은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해외 선주와의 선박금융 협상은 앞서 구조조정을 진행한 현대상선에서도 어렵다고 보고 시도하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애초에 한진그룹에서 제안한 4천억원 규모의 자금보다 많은, 최소 7천억원 이상의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결국 한진해운이 잠정적인 결론을 얻으려 했던 7월 말은 소득 없이 지나갔다.
여전히 한진그룹과 채권단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속절없이 시간만 흘려보내는 모양새다.
일단 채권단은 애초 8월 4일로 끝나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은 회사의 요청이 들어오면 9월 4일까지로 연장해 줄 계획이다.
하지만 결국 그룹 차원의 추가 지원안이 나오지 않으면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불사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애초에 한진해운이 아예 채권단에 처리를 일임했다면 투자유치 등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시간이 너무 촉박한 상황이 됐다"면서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동안 '밀고 당기기'만 하던 한진그룹과 한진해운 측에서 남은 시간 동안확실한 대안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쪽에서는 용선료 협상과 선박금융 조정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 지원안을 확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한진해운과 채권단은 한진그룹의지원안이 나와야 이를 기반으로 용선료와 선박금융 협상에서도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입장 차이로 줄다리기만 거듭한 셈"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해지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한진그룹의 지원안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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