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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벗어나면 태만해져…월가 금융개혁 밀고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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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벗어나면 태만해져…월가 금융개혁 밀고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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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그룬버그 미국 예보 의장 인터뷰"금융규제가 미국 경제성장 지원"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월가 대형은행에 대한 규제가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올랐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정강을 통해 동시에 1933년 대공황 이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도록 한 '글래스-스티걸법' 부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 정부의 정책이 대형은행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흘러가고, 한바탕 금융개혁 바람이 몰아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방한한 마틴 그룬버그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금융개혁을 밀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룬버그 의장은 "금융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면 태만해지면서 금융규제 강도를 낮추라는 압박이 커진다"며 "이럴 때일수록 계획된 개혁을 밀고 나가는 것이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8년 위기를 통해 배운 교훈은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감독기준을강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룬버그 의장이 이끄는 FDIC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통화감독청(OCC)과 함께 미국의 3대 금융규제 기관이다.

그는 2006년 FDIC 부의장으로 부임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데 기여했으며 2012년부터 의장을 맡고 있다.

--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에도 미국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2007년에도 주식시장이 호황이었다가 바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지금 상황을 비교해 본다면.

▲ 지금 미국 금융시장의 상황은 2007년과 매우 다르다. 미국 금융규제 기관들은 위기 이후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SIFI·전체 금융시스템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 규제가 강화됐다. 위기 때 취약점이 됐던 파생상품시장 규제 역시강화했다. 현재 미국 은행들의 자본과 유동성 상황은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다는 뜻인가? ▲ 안전성·건전성·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10년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이런 금융시스템이 미국의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주요국 경제와 비교해 선방하고 있다. 성장률이 높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앞으로나아가고 있다. 2008년 위기 이후 구축한 금융시스템이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생각한다. 다만, 유럽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만은 사실이다.

-- 커져가는 불확실성과 잠재 리스크를 금융 규제기관으로서 어떻게 관리해야한다고 보나.

▲ 금융기관에 대한 강한 건전성 요건을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다. 2008년 위기를 통해 배운 교훈은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감독기준을 강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면 태만해지는 경향이 있다. 금융회사 감독기준과 강도를 낮추라는 (월가의) 압박이 커진다. 이럴 때일수록 계획된 금융개혁을 계속해서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느슨한 통화정책으로 미국 금융시장에 버블이 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지금 시점에서 버블이 생기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 상황에 대해선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 심사기준이 완화되는 기미가 보인다. 미국 경제는 더디지만 2010년부터 5년 반 동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상황이 나아지니 신용도, 상환능력 등 대출 심사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유혹이 생길 수 있다. 더 오랫동안 경제성장을 이어가려면 엄격한 대출 심사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에 서명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월가 대형은행에 대한 실질적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있다.

▲ 도드-프랭크법이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더 안정적이고 회복력이 강하게 만들었다. 파생상품시장·주택담보대출시장 규제 강화, 정리의향서(대형은행이 파산하더라도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수 있도록 미리 정리 계획을 세워두는 것) 등 도드-프랭크법을 통해 도입된 조치는 미국 금융시스템을 강화하는 시금석이 됐다고 본다.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파생상품 같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걸 금지하는 '볼커 룰'도 도입됐다. 특히 정리의향서는 대형 금융기관의 구조를 단순화하고 합리화했다고평가한다. 이 법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도드-프랭크법이 더 큰 문제에 손을 대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도드-프랭크법을 더 강화해야 할지 여부는 다음 국회가 내년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룬버그 의장은 "구체적 상황을 모른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이나 견해는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낮고,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 시중은행들이미국 은행과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룬버그 의장은 "미국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영업을 잘하고 있지만, 예대마진이낮은 상태에선 수익 창출을 위해 고위험 투자를 해야 한다는 압력이 생긴다"며 "규제기관 입장에서 이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선 소규모 은행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장기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금리 환경이 바뀌면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며 "은행권의 금리·신용 리스크에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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