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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위기 현대상선…다음달 용선료 협상이 회생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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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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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법정관리식 구조조정 진행중…"하나만 어긋나도 정상화 물거품"

    현대상선[011200]이 법정관리 수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어느 한 쪽이라도 희생을 거부하면 전체 구조조정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아슬아슬한 구조다.

    수많은 변수가 고차방정식처럼 얽힌 가운데 다음 달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성과를 내면 암초에 부딪힌 현대상선이 응급조치를 마치고 다시 정상 항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법정관리 신청하면 파산 위험…구조조정 딜레마 현대상선은 장기간 지속된 해운업 침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3년 이후 그룹 차원에서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벌여왔다.

    사업부문, 보유주식, 부동산, 해외 항만지분 등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내다 팔거나 담보로 잡혀 돈을 빌렸다.

    그러나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현대상선은 지난해에만 6천2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현재 현대상선의 채무 규모는 총 4조8천억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는 채권액(협약채권) 비중이 30%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채권액 비중이 낮으면 통상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 대신 법정관리를 받게된다.

    통합도산법에 따라 모든 채권자가 채무 재조정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워크아웃보다 실효성이 높다.

    현대상선은 이미 지난해부터 법정관리 신청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동맹에서 퇴출돼 회복할 수없는 영업력 손실을 입게 되는 점이 문제다.

    현대상선은 홍콩 OOCL, 일본 MOL 및 NYK, 독일 하팍로이드, 싱가포르 APL 등 대형선사들의 동맹체인 G6에 속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은 동맹체 퇴출과 경쟁력 상실로 이어져 회생절차가 아닌 파산선고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구조조정 변수가 모두 연결…고차원 방정식 풀기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이 어려운 것은 법정관리로 풀어야 할 구조조정을 법정관리를 통하지 않은 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틀은 ▲현대상선의 자구노력 ▲용선료 재협상 및 회사채 채무 재조정 ▲자율협약 등 3가지 트랙으로 이뤄져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어느 한 쪽이라도 양보를 거부하면 다른 쪽도 희생을 거부하면서 전체 구조조정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아슬아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자구노력은 이미 진행 중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사재 300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서 물러났고, 현대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과 현대증권[003450] 지분 매각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도 현대상선이 사활을 걸고 임하고 있다.

    호황기에 비싼 값으로 계약한 용선료를 낮춰야만 현대상선이 영업이익을 낼 수있고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도 고통 분담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금융기관들도 자율협약 체결 절차에 들어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율협약이 외국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데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고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29일까지 채권금융기관의 100% 동의를 얻으면 자율협약이 개시되지만, 용선료인하와 회사채 채권자의 채무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 용선료 인하 협상에 거는 기대…내달 윤곽 그런데 회사채 채무 재조정 과정에서 브레이크등이 켜졌다.

    17일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1천200억원의 만기연장 결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경영정상화의 세 가지 축 중 한 곳에서 사채권자의 손해 감수 거부로 구조조정이 삐걱거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자구안이 진행되고 용선료 협상이 진척을 보인다면 회사채채권자들의 태도도 변할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구조조정이 틀어져 채권 액면가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청산가치 금액을받는 것보다는 구조조정의 틀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복잡한 방정식을 풀 열쇠는 다음 달 초순께 나올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가될 전망이다.

    앞서 해외 선주들도 건조 당시 빌린 돈의 이자를 물어가며 배를 보유한 데다 다른 선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용선료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무너질 경우 업황 부진으로 배를 빌려줄 다른 선사를 찾기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해외 선주들이 인하 협상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인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현대상선은 모든 공모 사채권자를 상대로집회를 다시 열어 출자전환을 비롯한 채무조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대상선 구조조정은 이해관계자들의 의사결정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어 보이지만 용선료 인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불확실성이 크게 덜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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