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스와프 입찰 담합해 부당이득…외국계은행 첫 적발(종합)

<<공정거래위원회가 BNP파리바·ANZ·DBS 통화스왑 담합의혹에는 무협의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을 추가합니다.>>공정위, HSBC·도이체방크 국내지점에 과징금 5천900만원 부과BNP파리바·ANZ·DBS 통화스와프 담합의혹에는 '무혐의'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도이체방크 국내지점이담합해 외환 파생상품 거래 계약을 '나눠 먹기' 하다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외환스와프 비딩(bidding·입찰)을 번갈아 수주하기로담합한 HSBC와 도이체방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5천9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외환 파생상품 관련 담합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이들 은행의 영업담당 직원은 2011년 한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가낸 외환스와프 입찰을 번갈아가며 따낼 수 있도록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 참여자를미리 정해뒀다.

입찰 때 낙찰 예정자보다 들러리 참여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방법을 썼다.

외환스와프란 일정 기간 후 약정한 환율로 두 나라 통화를 교환하는 거래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달러화 단기 수급을 조절하기 위해 은행과 스왑거래를 하며환 위험 헤지, 투기 거래에도 이용한다.

피해 기업은 8천800만달러(약 1천48억원)를 원화로 환전해 쓰다 일정 기간 뒤같은 액수의 달러화를 다시 사들이는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1∼3개월에 한 번씩 입찰을 냈다.

이때 4차례 벌인 담합으로 HSBC는 3번, 도이체방크는 1번 입찰을 따냈다.

공정위는 HSBC에 과징금 4천600만원, 도이체방크에는 1천3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외국계 은행들의 담합 사실을 밝혀낸 것은 글로벌 대형은행(IB)의 환율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였다.

JP모건, 바클레이스, 씨티 등은 2007∼2013년 영국 런던외환시장의 유로/달러화고시환율을 담합·조작했다가 지난해 미국 법무부에서 6조원대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따라 공정위도 IB들의 유로/달러화 환율 조작으로 한국 기업이 본 손해가없는지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공정위는 BNP파리바,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싱가포르개발은행(DBS)도 통화스왑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유사한 수준의 매매호가를 제시하기로 담합한 혐의로 조사했으나 이들 은행에는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통화스와프는 1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1년 이내 단기에 일어나는 외환스와프와 계약 기간이 다르다.

공정위 전원회의는 문제가 된 통화스와프의 경우 은행들이 제시한 가격에 따라물량이 배분되는 구조가 아니라 물량이 이미 정해져 있었으며, 3개 은행의 거래 조건이 같았기 때문에 경쟁 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3개 은행도 해당 통화스와프 거래는 소수가 모여서 하는 '클럽딜'이었기에 담합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앞서 금융감독원은 2013년 비슷한 사례를 적발해 징계한 바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