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진 영향…10년만에 정부예산에 매각계획 넣지 않아"주가 오르면 예산안에 없어도 매각 검토"
정부가 올해는 IBK기업은행[024110] 지분 매각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기획재정부와 기업은행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해에 2016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세외 수입에 기업은행 지분 매각에 따른 수입을 잡지 않았다.
정부는 2006년부터 매년 예산에서 기업은행 지분 매각 계획을 세워왔지만, 10년만에 처음으로 매각 계획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는 기업은행 주가가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2차례, 총 4회에 걸쳐 기업은행 지분을 팔았는데,2013년 처음 팔 때만 해도 기업은행 주가는 1만2천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분을 매각할수록 주가가 올라가 정부가 마지막으로 팔았던 2014년 12월에는 1만5천원을 웃돌았다.
기재부는 지난해에도 약 4천억원 어치의 기업은행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만 해도 1만6천원을 육박하던 주가가 하반기 들어 떨어지기 시작했고, 매각 시기를 놓친 정부는 지분 매각을 포기했다.
올해 들어서도 기업은행 주가는 1만3천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주가는 1만1천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꾸준한 매각으로 정부가 보유한 기업은행 지분이 많이 줄어든 것도 올해매각을 하지 않는 이유다.
2013년 첫 지분 매각 때만 해도 정부의 지분율은 68.8%였다.
정부 지분율은 기업은행 지분을 50%+1주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에 따라 2014년 12월 51.2%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유상증자의 결과로 지금은 51.5%다.
따라서 정부가 매각하기로 한 기업은행 지분이 1.5%에 불과한 것이다.
이 때문에 빨리 팔아야 하는 부담이 적으므로 정부도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는 전략이다.
대신 정부는 배당을 늘리는 식으로 세외수입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송언석 2차관 주재로 정부출자기관 간담회를 열고 올해 정부 출자기관 배당성향 목표를 작년보다 약 3%포인트 높은 28%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안을 보면 배당을 통한 정부 출자수입은 약 1조2천300억원으로 잡혀있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거둔 배당수익(8천794억원)보다 40% 가량 많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이 1조1천500억원으로 전년(1조320억원)보다 11.5% 늘어 정부에 대한 배당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정부에 1천411억원을 배당해 정부 출자기관 중 배당금이 가장 많았다.
다만 정부는 기업은행 주가가 일정 수준으로 올라갈 경우 올해 안에라도 다시매각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안에는 매각 계획이 없지만 주가가 어느 정도로 회복한다면 다시 매각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과거에도 정부 예산 계획에 없는 공공기관 지분을 매각한 적이 있어 문제 될 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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