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감축 칼바람' 금융 보험업 취업자 뒷걸음질그냥 쉬는 인구 150만명…구직단념자 7만명 가까이 증가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10만명 돌파정부 고용률 목표치 3년 연속 달성 불발
지난해 고용시장에서 여성이 남성보다새로 생긴 일자리를 더 많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취업자 증가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높은 연봉과 안정성 때문에 한때 선망의 대상이던 금융보험업에는 인원 감축 한파가 불어닥쳤다.
일자리 없이 그냥 쉰다는 사람도 150만명이나 늘었고 6개월 이상 일자리를 찾지못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박근혜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고용률 70% 로드맵 목표치는 또 이루지 못했다.
◇ 여성 취업자 증가 수, 3년 연속 남성보다 많아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 33만7천명 중 여성은 20만5천명이었고 남성은 13만2천명이었다.
작년에 생겨난 일자리 10개 중 6개 이상을 여성을 차지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여성 취업자 증가 수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남성보다 많았다.
2013년엔 남성이 18만6천명, 여성이 20만명 늘었고 2014년에는 남성 취업자가 26만6천명, 여성이 26만7천명 늘어난 바 있다.
취업자 수를 보면 여전히 남성이 여성을 압도한다.
지난해 취업자 2천593만6천명 중 남성은 1천497만1천명으로 여성(1천96만5천명)보다 36.5% 많았다.
고용률도 남성은 71.1%로 여성의 49.9%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남녀 취업자 수 격차는 2012년 409만3천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400만6천명으로 줄었다.
고용률 차이도 2011년 22.4%포인트에서 지난해 21.2%포인트로 쪼그라들었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만혼 등의 영향으로 핵심 연령층인 30대 중반까지의 여성 고용률이 예전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부부가 맞벌이하지않으면 생계가 어려워지는 점도 여성 고용률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한편 지난해 남성과 여성의 실업률은 각각 3.7%와 3.6%로 큰 차이가 없었다.
◇ 50대 근로자 600만 시대 눈앞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일자리가 필요한 20대와 30대는 취업자 증가가 상당히 부진했다.
20대 취업자 증가 수는 6만8천명에 그쳤고 30대 취업자는 증가해도 모자랄 판에전년보다 3만8천명 감소했다.
30대 취업자는 2007년부터 9년 연속 감소했다.
노동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자도 전년보다 1만4천명 줄었다. 40대취업자의 감소세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50대 취업자는 전년보다 14만9천명 늘어 599만4천명을 기록했다. 올해 6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60세 이상은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17만2천명이 늘어났다.
전체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가장 많은 세대는 40대로 666만8천명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50대는 베이비붐 세대로 자식을 키우느라노후 준비를 못 해 예전보다 은퇴를 늦추는 면이 있고 60대는 노후 소득이 부족하다보니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금융보험업 취업자 6년 만에 감소 산업별로 지난해 고용현황을 보면 금융 및 보험업에는 한파가 불었다.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4만8천명(5.8%)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만5천명(6.7%)이 줄어든 이후 6년 만에 최대감소폭이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희망퇴직,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의 광풍이 불었다.
전반적인 경기 불황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금리 역마진의 위험이 커진 탓에은행권과 보험업계, 증권업계 등이 잇따라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기술과 금융의 융합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통적인 방식인 대면 거래가 줄어들고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한 거래가 주류로 자리 잡은 측면도 컸다.
농업·임업 및 어업도 10만7천명(7.4%) 줄어 감소세가 지속됐다. 종사자 중 고령자가 많은 탓이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취업자는 2만1천명(2.2%) 감소했다.
하지만 제조업은 15만6천명(3.6%),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는 16만5천명(1.8%),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7만3천명(1.2%) 늘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종이 일자리를 주로 만든 것이다.
◇ 단순노무직 종사자 늘어…지난달 체감 실업률은 10.7% 일자리 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직업별로는 노무직 중심으로, 세대로는 청년층보다 고령층 취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직업별로 보면 경비, 배달, 건물 청소 등의 업무를 하는 단순노무 종사자 증가폭이 13만명(3.9%)으로 가장 컸다.
전체 취업자 중 단순노무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새 12.9%에서 13.2%로늘었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4만4천명(11.1%)나 줄었다.
5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증가폭은 32만1천명으로 15∼29세 취업자 증가폭(6만8천명)을 압도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10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2만8천명(0.8%) 늘었다.
그러나 비경제활동 인구 중 학원 수강 등을 통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61만명으로 전년보다 5만명(8.9%) 늘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쉬었다는 사람은 158만9천명으로 14만1천명(9.7%)나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단념자는 46만4천명으로 전년 대비 7만명(1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까지 포함해 계산하는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지난해 12월 10.7%로나타났다.
◇ 6개월 이상 실업자 9년 만에 10만명 돌파 6개월 이상 실업자는 10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전체 실업자(97만6천명)의 10.5%에 달한다.
실업자 10명 중 1명은 6개월 넘게 구직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는얘기다.
6개월 이상 구직자가 10만명을 돌파한 것은 2006년(10만3천명) 이후 처음이다.
전체 실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12.4%)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실업자 구직기간은 3개월 미만, 3∼6개월, 6∼12개월, 12개월 이상 등 4개 구간으로 나눠 조사하는데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을 장기 실업자로 본다.
경기 부진이 길어지며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아 구직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업 기간이 길어지면 구직을 포기하거나 취업 준비를 위해 재학·수강 등으로취업을 준비하느라 비경제활동인구로 바뀌는 사례가 많다.
◇ 정부 고용률 목표치 달성 3년 연속 실패 고용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연간 목표치 달성에 3년 연속 실패했다.
작년 고용률은 전년보다 0.1%포인트 '찔끔' 오른 60.3%였다. 박근혜 정부의 목표치인 66.9%보다 6.6%포인트나 낮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6월 고용률 70% 로드맵을 선포하며 고용률을 2013년 64.6%, 2014년 65.6%, 2015년 66.9%로 끌어올리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2013년에도 실제 고용률은 59.5%로 60%에 미치지 못했고 2014년에는 60.
2%에 그치며 목표치를 한참 밑돌았다.
로드맵 발표 4년차인 올해 고용률 목표치는 68.4%이고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에는 70%다.
현재로선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2년간 10%포인트 가까이 고용률을 끌어올려야한다.
정 전문위원은 "우리나라와 고용률이 70%에 이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을 비교해보면 남성 고용률은 비슷하지만 여성 고용률은 최대 20%포인트 가까이차이가 난다"며 "정부 차원에서 보육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말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 여부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뒀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당시 고용률 70% 달성이 무리할 정도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이후 국정 운용에서 일자리 창출을 중심에 놨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목표치를 넘지못했지만 실제로 일자리는 많이 늘어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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