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든 중국 증시 급락과 위안화 절하 영향을 아시아 통화 가운데 원화가 가장 크게 받은 것으로나타났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원화 가치는 1.90% 떨어져 아시아국가 통화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종가가 달러당 1,187.7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12일1,210.3원으로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12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2010년 7월 19일의 1,215.6원 이후 약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아시아국 통화 중 원화 다음으로 절하 폭이 큰 통화는 말레이시아 링깃으로 올들어 지난 12일까지 1.54% 절하됐다.
대만 달러(-1.30%), 싱가포르 달러(-1.07%), 필리핀 페소(-0.83%), 중국 위안(-0.65%)이 뒤를 이었다.
태국 바트와 인도 루피는 각각 0.60%, 0.49% 절상됐다.
연초 중국 증시 급락과 위안화 절하의 영향이 원화 환율에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셈이다.
올해 들어 원화 절하 폭은 전 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는 7번째로 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의 절하 폭이 8.49%로 가장 컸고 러시아 루블은 4.72% 절하됐다.
뉴질랜드 달러(-3.40%), 호주 달러(-3.31%), 터키 리라(-2.36%), 캐나다 달러(-2.11%)가 원화보다 절하 폭이 큰 통화다.
중국 경제와 연관성이 큰 나라의 통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다른 아시아 통화와 비교해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것은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환율의 상관관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와 중국 경제의 연관성이 높고, 원화 매도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절하 폭이 컸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저성장 우려가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며 올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국 결제의 대외건전성이 탄탄해 원화 가치의 절하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봤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 상승은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 가격경쟁력을 올려놓는 호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의 가파른 환율 상승은 반길 수만은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약세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큰 데,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수출 개선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위안/달러 환율이 원/달러 환율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 원화 약세가 수출에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흔들릴 수 있다.
환율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오르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서만 1조원 가까운 주식을팔아치웠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미국 금리 인상 후 신흥국 환율의 변동요인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최소화하려면 신흥국 환율의 약세 기조에 편승해 원화에 대한 일방적 절하 기대가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미국 금리 인상 직후 이미 일부 신흥국에서 정책 금리를 올려 자본유출에 대응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 통화 대비 원화 강세를 유지해 투자 유인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