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리스크 관리에 역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내년 은행권의 가계대출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내년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올해의 절반 이하로 낮춰 잡고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주요 은행의 내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5% 수준이다.
이들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은 평균 10%(안심전환대출 유동화 포함) 넘게 급증했다.
따라서 내년 목표치를 올해보다 대폭 낮춰 잡은 것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대출영업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액을 보면 우리은행[000030]은 올 들어 12.9%(12조원) 늘었다.
이는 애초 목표로 잡은 6조원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3조9천294억원)을 포함하면 올해 증가액은 16조원이다. 작년 말 대비 19.8% 불어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내년 가계대출 목표치를 올해의 4분의 1수준인 4.3%(4조원)성장으로 크게 낮춰 잡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내년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미국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관리강화 영향을 고려해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을 수밖에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위주의 대출 영업을 하기로 했다"며 "가계대출 중에도 주택담보보다는 개인신용 쪽에 좀 더 우선순위를 둘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가계 여신이 8조9천991억원(11.5%) 늘었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4억2천829억원)을 포함하면 작년 말보다 17% 정도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내년 대출 목표치는 올해증가율보다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3.8%(4조2천187억원)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금액이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8조5천389억원이어서이를 포함한 여신 증가율은 11.4%로 높아진다.
KB국민은행 측은 "내년에는 가계 여신이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5% 내외 증가로 목표치를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가계대출은 올 들어 7.2%(5조7천억원) 늘었고, 안심전환대출 유동화분을 포함하면 13.2%(10조4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KEB하나은행의 내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올해 실적에 크게 못 미치는 3.5%(3조원) 수준이다.
NH농협은행의 내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5.9%(4조3천억원)다.
안심전환대출을 포함한 올해 가계여신 증가율(8.0%·5조7천억원)보다 2.1%포인트 낮춰 잡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 전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많이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 들어 가계여신이 10.3%(안심전환대출 포함) 늘어난 기업은행[024110]도 내년목표를 올해보다 낮게 잡을 예정이다.
은행권이 내년 가계대출 목표치를 올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일제히 낮추기로한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 여파로 국내경기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1천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무분별한주택담보 대출을 억제키로 하는 등 대출관리를 내년부터 강화키로 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문제로 은행들이가계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지 못할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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