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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경기와 동떨어진 경제지표들…개선 요구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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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 사는 주부 장모(46) 씨는인근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마다 신문에서 본 Ɔ%대 저물가 지속'이라는 뉴스가 당최 믿기지 않는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는 아주 낮은 상황이라고 하지만 생필품을 구입하다 보면몇 년 전과 같은 예산으로는 살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만큼 물가가 뛰었기 때문이다.

신촌에서 하숙하는 취업준비생 박모(27) 씨도 정부의 통계에 의구심을 갖기는마찬가지다.

자신이나 주변 친구들의 상황을 둘러보면 청년실업률이 2년5개월 만에 최저로떨어졌다는 정부 발표는 다른 나라 얘기로만 들린다.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와 국민 체감경기 간 괴리가 커지면서 정부 지표에 대한 의구심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계 집계 방식의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국민 체감도를 반영하는 정확한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현실과 따로 노는 경제지표…불신 키운다 15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7.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전월보다는 0.5%포인트 떨어져 2013년 5월(7.4%)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395만1천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0만1천명 늘었고고용률은 41.7%로 1.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일자리는 비정규직 특히 주당 근로시간 36시간 미만의 시간제근로자를 중심으로 늘어나 고용의 질 개선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청년층 비정규직은 지난 3월 현재 117만1천명으로 1년 새 3만4천명 증가했고 시간제 근로자는 15.5% 늘어난 53만6천명에 달했다.

물가도 마찬가지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9% 오르는 데 그쳐 11개월째 0%대 상승률행진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소비자입장에선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류다.

채소, 과일, 어류 등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물가와 직결된 제품 가격은 지난달 3.

7% 오르는 등 전체 지수와 상당한 괴리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경기가 소비회복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진단하지만 국민이 생활에서 느끼는 경기는 이런 진단과 사뭇 거리가 있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2%를 기록함으로써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에 감소세를 면치 못했던 민간소비는 3분기에 1.1% 증가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타격으로 위축됐던 소비가 평소 수준으로 돌아온 것에 불과할 뿐 국민이 체감하는 소비 증가나 경기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전국 성인남녀 806명을 설문해 산출한 3분기 체감 경제고통지수는 평균 22.0으로 정부의 경제고통지수(8.5)보다 13.5포인트나 높았다.

응답자들이 체감하는 실업률도 평균 15.2%로 지난 7월의 실제 실업률(3.7%)과 11.5%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 '평균의 함정' & '심리적 변수'가 원인…"지표 개선해야"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사이에 큰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유경준 통계청장은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각 품목의 평균 수치에 기반을 두고 지표가 산출되는이른바 '평균의 함정'과 심리적 요인을 거론했다.

소비자물가는 481개 품목을 대상으로 측정되지만, 개별 가구는 이 중 일부만을소비한다.

지난달 8월 기준으로 보면 휘발유·경유 등 자동차 연료가격이 떨어져 교통 부문 물가가 6.5% 하락했다.

그러나 전철(15.2%)과 시내버스(9.2%) 등 대중교통 요금은 올랐다.

이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물가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것이 바로 '평균의 함정'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체감물가와 공식 물가상승률이 괴리를 보이는 것은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에 민감한 반면에 하락에는 둔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요인들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지표를 개선해 체감도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각종 정책은 공식 통계지표를 토대로 수립되기 때문에 현실과 통계지표간의 괴리는 정책의 오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우리는 주거비 등 생활비용이 굉장히 많이 드는데 이 점이 소비자 물가지수에 잘 반영되지 않아서 체감물가와 지표물가의 괴리가 생긴다"면서 "통계청이 물가지수 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정확하다는 전제로 그에 기초해서 통화정책을 구사하는데 만일 지수가 잘못됐다면 통화정책도 잘못된 결과가 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실업률 통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구직 활동에 관한 측정을 좀 더 정확하게 하고 구직을 단념한 실망 실업자를 어떻게 실업률 평가에 반영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는 국민 평균을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지만 서민이나 중산층이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통계와 국민이 체감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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