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042660]이 눈덩이 부실을 드러내며 채권단의 지원과 관리를 받게 되면서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는 작업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29일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전 경영진에 대해 부실경영 책임, 실행예산 관리, 자회사 부실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검찰 고발 등의조치를 취할 계획"이며 법률적 판단을 거쳐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묻겠다고 밝혔다.
부실의 원인이 조선업 불황 국면에서 무리한 경영활동을 하고 관리가 취약했던점에 있다고 판단해서다.
산은은 "대우조선이 외형 유지를 위해 역량이 부족한데도 해양플랜트에 대한 무리한 수주 활동을 했고, 해외 자회사에 대한 부적절한 투자가 이뤄지고 사후관리도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은은 지난 3개월에 걸친 실사 결과, 하반기 이후에도 최대 3조원의 잠재적인 추가 손실 발생 요인이 있다고 봤다. 올해 상반기에만 3조2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은 것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관심사는 감사원과 금융감독원, 검찰의 움직임이다.
감사원은 최근 산은의 대우조선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 쪽에서는 대우조선의 회계분식 의혹과 관련해 기존 회계감사가 제대로이뤄졌는지는 조사하는 회계감리에 착수할지가 주목된다.
산은은 이와 관련해 "금감원에 대우조선 실사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며, 금감원이 이를 검토해 향후 감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리 착수 여부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나 검찰의 수사 상황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미 서울중앙지검은 대우조선 감사위원회에서 이 회사의 전 경영진이 업무상 배임 의혹이 있다며 낸 진정서를 특수3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상황에 따라선 회계 쪽으로 불똥이 튈 수 있고, 분식 여부를 규명하려면금감원의 회계감리가 필요하다.
공적자금백서를 보면 1999년 대우사태 때도 대우그룹을 상대로 특별감리가 진행돼 22조9천억원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5개 계열사는 물론 재무제표 작성에 관여한 임원 21명이 형사 고발됐다.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이미 제기됐다.
대우조선 소액주주 119명은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과 감사를 맡았던 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4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지난 9월 말에 냈다.
감사나 수사 결과에 따라선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회계감리에 들어가고 검찰 수사가 이뤄지더라도 실질적인 책임을 물을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조선과 건설 같은 대형 수주산업의 회계는 프로젝트가 거액인데다 다년간 이뤄지므로 수주 당시의 상황·전망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제 상황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주 당시보다 원가가 오르면 이를 언제 인지하고 합리적으로 추정해반영하느냐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서다.
경영 측면에서도 수주 이후 달라진 상황에 따라 결과적으로 부실이 발생했다면명확하고 고의적인 과실이 없는 한 형사책임을 지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소된다고 하더라도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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